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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2차 양적완화 6월에 끝나면 세계 금융시장 ‘슬라미’ 생길 것





“6월 말 미국의 2차 양적 완화(QE2)가 종료되면 세계 각국 금융시장에서 돈이 조금씩 빠져나가는 ‘슬라미’가 생길 것이다.”

 손성원(66)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가 31일 서울에서 열린 한 투자포럼에서 한 말이다. 슬라미는 느리다는 뜻의 ‘슬로(slow)’와 ‘쓰나미(tsunami)’를 합성한 조어다. 손 교수가 직접 만들었다.

 그는 “그동안 미국의 QE로 세계 각국으로 돈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어갔지만 QE가 종료되면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빠져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슬라미는 세계 경제에 위협적일까. 손 교수는 “미 연방준비은행의 금융 정책 기조는 2012년까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당장은 QE2 종료가 세계 금융시장에 큰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온도 차는 있게 마련이다. 그는 “미국과 중국·인도 등 신흥국 주식 시장 전망이 좋지만 유럽과 일본은 나쁘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1972년 미 피츠버그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닉슨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선임 이코노미스트, 미국 웰스파고은행 수석부행장, 캘리포니아 한미은행장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이코노미스트다. 다음은 일문일답.

 -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세계 경기 둔화를 경고했는데.

 “그와 친구지만 (그가 말한 것 중) 새로운 게 무엇인가. 그는 항상 똑같은 얘기를 하지 않는가. 유럽 문제는 금방 생긴 게 아니고 서서히 진행돼 온 것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올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 앞으로 세계 증시는 어떤 흐름을 보일까.

 “세계 경제는 ‘유로존의 금융 혼란’과 ‘원자재 가격의 상승 추세’라는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유럽 문제는 회복 중인 경제와 세계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으로 비화할 수 있다. 이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우며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또 원자재 가격은 최근 급등했다가 일부 하락했지만 당분간 급작스럽게 하락 추세로 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농산물이나 원유는 수요가 상승 추세에 있는 반면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높은 원자재 가격은 전 세계 소비자에게 세금과 같다.”

 - 미국 경제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현재 미국 경제 환경은 저금리다. 또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지 않다. 이는 기업의 이익 증가와 주가 상승에 좋은 조건이다. 현재 미국의 주가·이익 비율은 역사적 평균보다 낮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지리적·정치적인 혼란에서 야기된 높은 유가는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 유럽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지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유로화가 깨져야 해결될 수 있다. 경제적으로 북유럽과 남유럽이 서로 맞는 게 거의 없다. 지금 유로존의 형국은 맞지 않는 부부가 같은 침대에서 자고 있는 모습이다. 독일이 유로존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그러면 독일 마르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다. 독일이 지금처럼 수출을 많이 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반면 그리스나 포르투갈은 수출하기가 수월해질 것이다.”

 - 그러면 어디에 투자하면 좋은가.

 “신흥국의 경제 성장률이 아직도 높다. 신흥국의 수요 증가로 원자재 값이 장기적으로 상승세에 있다. 따라서 원자재에 투자하면 좋다. 또 계속 물가가 오를 것이기 때문에 물가와 연계된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데.

 “맞는 말이다. 아시아는 세계 경제를 이끌 수 있는 모든 조건을 지니고 있다. 다양한 노동력뿐 아니라 빠른 경제 성장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자본도 있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은 지나치게 수출 의존적이라는 것이다. 아시아지역 수출의 3분의 2는 역외지역으로 나가고 있다. 만약 유럽과 미국이 침체를 겪는다면 아시아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 상승을 용인해야 한다. 또 중국 내수가 경제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소비를 장려해야 한다.”

 - 한국 경제는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가.

 “세계 금융위기 이후 한국 정부가 도입한 경기부양책은 월가에서 좋은 반응을 받았다. 수출 의존도가 높았던 한국 경제는 중국 경제에 비해 수출과 소비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았다. 한국은 계속해서 승자의 자리를 지켜나갈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의 수출 비중이 커 세계 경제의 많은 변수에 노출돼 있다. ”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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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