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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솔베이의 한국 선택 끌어낸 ‘휴먼 비즈니스’




김기환
경제부문 기자


“I feel like at home(집처럼 편안하게 느낀다).”

 지난달 30일 방한한 크리스티앙 쥐르켕 솔베이 회장이 본지와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이다. 솔베이는 지난해 매출 10조원을 올린 글로벌 5대 화학회사 중 한 곳이다. 2013년까지 2600만 달러(약 280억원)를 들여 이화여대 캠퍼스에 글로벌 사업 본부를 세운다. <중앙일보 5월 31일자 E2~3면>

 치밀하기로 이름난 솔베이가 한국을 투자처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곳은 KOTRA 신산업유치팀이다. 이 팀에서 글로벌 기업을 유치할 때 제1 원칙은 ‘그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것’이다. 유재원 신산업유치팀장은 “한국과 홍콩·싱가포르 등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려고 경쟁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투자 관련 규정이나 인센티브 등 제반 조건은 비슷한 수준”이라며 “인간관계를 잘 유지해 신뢰를 쌓는 ‘휴먼 비즈니스’가 차별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선수’들 사이의 치열한 유치 경쟁에서 승부는 결국 인간 관계가 가른다는 것이다.

 KOTRA 관계자들은 1년 전 솔베이가 아시아에 사업 본부를 짓는다는 계획을 듣자마자 발로 뛰기 시작했다. 팀원들은 솔베이 해외 투자 담당자와 수시로 e-메일을 주고받았다. 매일 한 통씩 안부 전화도 했다. 임원이 한국을 방문할 때면 전담 직원 1명이 따라붙어 ‘밀착 마크’했다. 공항 도착 순간부터 출국 때까지 24시간 풀(full) 서비스였다. 담당 직원들은 먹는 것부터 자는 것까지 조금이라도 불편한 점은 없는지 꼼꼼하게 챙겼다.

 해외 출장을 나갈 때면 잠깐이라도 얼굴을 내밀었다. 유 팀장의 경우 태국 방콕에 들러 솔베이 아태지역 담당 사장을 만나 설득하기도 했다. 상하이 엑스포 때는 솔베이 관계자들이 한국관에서 VIP 대접을 받으며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쥐르켕 회장은 “한국 비즈니스맨들이 가족처럼 반갑게 맞아줘 감동받았다”고 털어놓았다.

 냉철할 것만 같은 글로벌 비즈니스맨도 결국 사람이다. 거액을 투자할 때 가장 먼저 찾는 것은 믿을 만한 친구다. 좋은 조건을 갖춘 한국에 왜 투자를 않느냐고 묻기 전에 돌아봐야 한다. ‘휴먼 비즈니스’는 챙겼는지.

김기환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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