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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ZARA·H&M … 한국 패션 브랜드 왜 없나




김해련
㈜에이다임
㈜스파이시칼라 대표


2주 전 미국 뉴욕 출장을 다녀왔다. 세계인들이 붐비는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주위를 둘러보니 과거 일본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던 대형 전광판 광고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신하고 있었다. 또 재미 한국인 장도원 회장이 창업해 경영하는 패스트패션 브랜드 포에버21은 타임스스퀘어의 중심위치에 단일 패션매장으로 세계 최고 크기로 자리를 잡은 채 LCD 전광판의 버라이어티한 영상물로 지나가는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외국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이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 중 하나는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의 위상이 놀랍도록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의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1등 혹은 2등 기업으로 비약적인 도약을 한 한국 기업들의 선전 때문이다.

 국내 전자 기업들이 내수나 아시아 시장만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시장을 점령했듯 이제 한국 패션기업들도 반드시 세계로 진출해야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한국 패션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패션 브랜드는 비단 상품뿐만 아니라 문화를 동반하는 이미지 창출 사업으로 국가 이미지에 있어서도 확실한 호감도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의류는 물론이고 패션 소품과 주얼리·시계·문구류·화장품 등 다양한 소비재로 확장이 가능하다. 국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최첨단 소재 산업이나 염색 산업, 정보기술(IT) 산업, 한류 문화콘텐트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동반성장할 수 있다.

 더구나 패션산업에 있어 우리는 이미 세계 1위가 될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세계 의류 1대 도매시장인 동대문, 그리고 2대 도매시장인 광저우(중국)의 50% 이상, 3대 도매시장인 자바(LA)의 80%를 이미 한국인들이 운영하고 있다. 특히 동대문은 모든 패션 관련 생산 시스템이 수직 통합된 세계 최고의 패션 클러스터다. 동대문과 남대문을 합쳐 2만 개 이상의 패션 관련 도매상들이 매일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의 뛰어난 젊은 디자이너들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의 문화 콘텐트까지 패션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업종 중 하나가 패션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재미교포가 창업한 미국 기업 포에버21을 제외하고는 글로벌 시장에서 누구나 인지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한국 패션 브랜드를 찾기는 아직 어려운 실정이다. 포에버21의 장도원 회장은 무일푼으로 미국에 이민 가 20년 만에 세계 부자 520위, 그리고 단일 브랜드로 3조원이 넘는 매출을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한국사람으로 LA 자바시장을 거점으로 미국이라는 큰 시장에서 패스트패션사업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우수한 패션산업 기반을 갖춘 한국이야말로 세계 최고의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탄생하고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자신감을 갖고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우리 패션기업들에 국가 차원의 지원과 국민적 성원이 더해진다면 ZARA, H&M을 능가할 자랑스러운 패션브랜드의 탄생, 먼 훗날의 꿈만은 아닐 것이다.

김해련 ㈜에이다임·㈜스파이시칼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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