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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비난 하도 많이 들어 … 오기로 3년간 결근 한 번 안 해”





모범생 집단. 안택수(68·사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신보를 이렇게 표현했다. 원칙에 충실하고 보수적이란 뜻이다.

“모범생 사회에서 변화와 혁신의 전도사를 해보려고 3년 가까이 애썼죠.” 그는 지난 임기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하고 싶은 일 중 85%는 이뤘는데, 아직도 보수주의·관료주의 청소는 부족하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남은 임기는 한 달 반. 그는 이전에 비해 정국에 대한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했다. “멀리서 여의도를 보니까 (정치가) 더 잘 보인다”고 했다. 신용보증기금은 1일 창립 35주년을 맞는다.


-3년 임기가 다 되어갑니다. 취임하자마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죠.

 “나는 운이 ‘대운’입니다. 신보는 태평성대엔 할 일이 없어요. 경제가 나쁠 때 빛을 발하죠. 일하는 보람이 있었어요. 다만 직원들은 별다른 보상도 못 받고 고생했어요. 그 점은 미안할 뿐입니다.”

 신보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2009년 신규보증 규모를 전년의 두 배 수준인 17조7000억원으로 확 늘렸다. 은행에서 신용으로 돈 빌리기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을 위해 보증을 대폭 늘린 것이다. 안 이사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보증을 지원할 수 있는 한국형 보증제도 덕분에 조기에 대응할 수 있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신보는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지난해 하반기부턴 신규보증 규모를 평소 수준으로 줄였다. 올해 연간 목표는 8조원이다.

 -특유의 추진력으로 새로운 일을 많이 하셨습니다. 가장 보람 있는 일이 있다면요.

 “신보 창립 뒤 32년 동안 유지되던 보증심사 방법을 바꾼 게 내부적으로는 가장 잘한 일이에요. 신용등급과 매출액만 따지던 것에서 기업의 성장성과 미래가치를 추가했어요. 직원들이 걱정이 많았죠. 부실이 왕창 날까 봐. 그런데 천만다행으로 결과를 보니까 과거보다 오히려 부실률이 0.5~0.7%포인트 줄었습니다. 나 스스로도 선무당처럼 일할까 봐 걱정했는데, 잘했다 싶습니다.”

 -올 1월엔 ‘온라인 대출장터’를 도입하셨죠.

 “은행과 중소기업이 대출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온라인에 대출장터를 만들었어요. 우리가 만든 상품 중 최고 히트작이 됐죠. 은행은 앉아서 새 손님 맞으니까 영업비용이 줄고, 중소기업이 싼 금리를 골라 쓸 수 있으니 호응이 아주 좋습니다. 실제 도입 4개월 만에 대출 금리가 6.22%에서 5.72%로 떨어졌고요.”

 -요즘 ‘낙하산 인사’가 이슈지만, 취임하실 때도 말이 많았는데요.

 “낙하산이라고 참 많이 비난 받았죠. 그래서 취임하던 날 결심했어요. ‘그래? 한번 두고 보자. 명예회복을 하겠다’고요. 그래서 오늘날까지 하루도 결근한 날 없이 왔어요. 우리 기관이 3년 연속 A’를 받았으니, 그래도 잘하는 축에 든 거죠.”

 그는 스스로 “팔자가 드세다”고 표현했다. 기자와 보건사회부 대변인, 국민연금공단 이사, 국회의원에 이어 신보 이사장까지. 다섯 번 직장을 옮긴 걸 두고 한 말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미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둔 수첩을 펼쳤다.

 -임기를 마치면 정계에 복귀하실 건가요.

 “아직 마음의 결정을 못 했어요. 내가 아직 67세 반밖에 못 살았으니까 일을 더 하긴 해야죠. 그런데 어느 쪽 일을 할지는 고민입니다. 지역민 여론도 들어보고 해서 6월 말께 방향을 잡을 겁니다.”

 -내년 총선은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지금 이대로 가면 (현 정권은) 정치적 위기에 봉착할 겁니다. 심기일전해 밑바닥부터 자세를 바꿔야 해요. 공심(public mind)의 정치가 필요한데…. 아이고, 그게 잘 안 되죠.”

  글=한애란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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