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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족 목숨 몇푼 안 된다고?” … 네이멍구 반중 시위 폭발




27일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 동북부의 시린하오터에서 경찰이 반중(反中) 시위대를 둘러싸고 시위를 막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시위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대규모 군·경 병력을 네이멍구 지역에 투입했고, 시민들의 인터넷 사용도 차단했다. [시린하오터 AP=연합뉴스]


중국의 몽골족 자치지역인 네이멍구(內蒙古)가 들끓고 있다. 지난 10일 시우치(西鳥旗)에서 한족 탄광회사의 탄광 난개발로 인한 초원 환경 파괴에 항의하던 몽골족 유목민 1명이 한족의 트럭에 치여 숨지면서다. 이 사건으로 그간 수면 아래 잠복해 있던 민족 차별에 대한 불만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닷새 동안 크고 작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티베트·신장에 비해 비교적 유화적이었던 네이멍구에서 이렇게 시위가 격화된 것은 “몽골족의 생명은 몇 푼 안 된다”라는 한족 트럭 운전기사의 모욕적 발언이 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목민을 치어 숨지게 한 트럭 운전기사는 “배상금은 아무리 높게 쳐도 40만 위안(약 6600만원)에 불과하다. 보험도 가입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이 e-메일과 블로그 등을 통해 몽골족 학생들에게 확산되면서 불만이 폭발했다. 15일 시우치 인근 아바가치의 한 석탄광산에서 작업차량에 의한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몽골족 근로자 구타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한족은 떠나라”는 구호와 함께 대규모 반중 시위가 발생한 것이다.

 30일 인터넷에는 네이멍구 자치구 전체 몽골족의 궐기를 주장하는 격문이 나돌고 있다. 홍콩경제일보는 이날 “네이멍구 자치구 수도인 후허하오터(呼和浩特)의 자치정부 청사 앞에서 규탄시위를 벌이자는 주장들이 인터넷에서 꼬리를 물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멍구 인구 약 2400만 명 가운데 약 400만 명이 후허하오터에 살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남몽골 인권정보센터 측은 “전 세계 몽골족이 단결해 각국 중국대사관 앞에서 몽골족 탄압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자”고 촉구했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6·4 천안문 사태 22주년을 앞두고 이번 사태의 불똥이 다른 소수민족 자치지역인 티베트나 신장으로 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더 이상의 대형 시위를 차단하기 위해 후허하오터시 중심지인 신화광장에는 장갑차와 무장경찰이 주둔하고 있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전했다. 현지 당국은 후허하오터의 시내버스 운행을 중단하고 대학은 물론 중·고교에까지 군·경을 진주시켰다. 학생들은 지난 주말(27~29일)에도 학교 기숙사에 발이 묶였다. 공안당국이 만약의 소요사태에 대비해 학생들의 외부 출입을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인터넷 카페들은 임시 폐쇄됐으며 가정과 학교에서 인터넷 사용도 차단됐다. 28, 29일에는 몽골족 사망 사고가 발생한 시우치·시린하오터 일대를 봉쇄하고 계엄조치를 내렸다.

 후허하오터 주민들은 인터넷에 "잠깐 점심 먹으러 시내에 나갔는데 군경이 길목을 모두 차단하고 검문 검색을 하느라 분위기가 삼엄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공안당국은 외신기자들과 타지 학생들의 관내 진입을 엄격히 차단하고 있다. 공산당 산하 최대 조직인 공산주의 청년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 출신으로 ‘리틀 후진타오’로 불리는 후춘화(胡春華) 네이멍구 당서기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연소 지방 당서기로 차차기 영파워를 대표하는 후 서기는 이번 사태가 자신의 정치생명이 걸린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후 서기는 몽골족 시위 학생들과 만나는 등 신속한 현장 리더십으로 소수민족 갈등에 대처하고 있다.

 홍콩 신보(信報)는 “티베트에서 20년간 정치 경력을 쌓았던 후 서기가 사태의 조기 진화를 위해 학생들을 만나 사건의 엄정 처리를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네이멍구일보에 따르면 후 서기는 지난 27일 시린하오터의 몽골족 학교를 찾아 “이번 살인사건은 매우 죄질이 나쁘다. 구속된 가해자들은 법에 따라 엄정히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네이멍구 발전은 가장 큰 책무다. 발전이 없다면 활로가 없다. 그러나 인민의 이익을 보호하지 않는 발전은 의미 없고 지속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9일 네이멍구 자치구의 지방정부가 소수민족 지원책에 788억 위안(약 13조원) 이상의 자금을 연내에 투입한다고 보도했다. 몽골족에 대한 회유책으로 분석된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서울=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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