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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분석하니 당신은 유방암 위험 … 조심해야겠군요”





맞춤치료 시대 여는 미래의학



유전체 분석으로 특정 질환에 걸릴 위험을 미리 알 수 있다면 효과적인 예방이 가능하다.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 제공



2021년. 김미래(55·가명)씨는 위암 3기 판정을 받았다. 이미 내시경을 통해 위암을 제거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친 상태. 의료진은 당황하지 않고 위암 조직을 떼어 유전자 분석을 의뢰했다. 2시간 뒤 김씨의 유전자형이 나왔다. 어떤 방식으로 치료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도 제시됐다. 10년 전에는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렸지만 컴퓨터 성능 발달로 이 과정이 2시간 만에 이뤄졌다. 의사는 혈액에서 DNA를 뽑아 분석했다. 그 결과, 김씨 몸의 대사 속도를 볼 때 약의 적정 복용량은 몸무게 1㎏당 6㎎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수술 후에도 암의 재발 여부를 말초혈관에서 채취한 혈액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항암 치료받기 전 유전자 검사한 뒤 약 처방



10년 후 일어날 김씨의 사례는 가상 속의 일이 아니다. 보건복지부 차세대 맞춤의료 유전체사업단 김형래 단장은 “특정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무엇인지 밝혀 적절한 약을 선택,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것이 미래의학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체 분석으로 어떤 사람이 질병에 걸릴 위험지수가 높은 것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식습관이나 운동으로 체질을 개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뇨병에 걸릴 위험지수를 미리 안다면 고지방 식단을 피하고, 하루에 30분 이상 운동을 권장해 체질을 바꿀 수 있다.



 효율적인 치료도 가능하다. 사람에 따라 종류가 다른 약을 먹게 하거나, ‘1알 또는 3알이 적당하다’는 식의 약 용량을 조절해 약물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 암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유전자는 유방암의 원인 중 하나인 ‘BRAC1’과 위암을 일으키는 ‘PSCA’ 유전자다. 조직검사에서 이들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긴 것이 발견됐다면 발암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 이 때문에 미국 존스홉킨스대 병원에서는 환자가 항암치료를 받기 전 유전자 변이 검사를 통해 환자에게 가장 잘 맞는 약을 선택해 주고 있다.



2만5000여 유전자 중 3000개 해석한 수준



그렇다면 10년 후에는 무병장수 시대가 열릴까.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종원 교수는 “지금까지 고형암 중 유방암 관련 연구 성과가 가장 좋다”며 “하지만 아직 21개 유전자만 밝혀져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전체 사업은 사람의 유전자 지도를 그릴 수 있는 기술 수준까지 왔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한국인의 유전자 지도가 2008년 그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지도는 그릴 수 있지만 이를 해석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실제 지금까지 대략 2만 5000여 개의 유전자가 밝혀졌지만 특정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무슨 병에 걸리는지 밝혀진 것은 3000개 정도에 불과하다. 김종원 교수는 “두루마리를 풀어서 글씨가 있다는 것은 확인했는데,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별 유전자 분석, 지금은 한 달 걸려



하지만 앞으로 유전체 사업의 발전 가능성은 크다. 처음 500개 유전자의 기능을 알아내는 데 25년 정도 필요했지만 이후 3000여 개의 기능을 알아내는 데 걸린 시간은 15년에 불과했다. 유전체를 분석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크게 줄었다. 유전체 분석에 지난 11년 동안 약 3조원이라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지금은 2000만원 정도만 있으면 실험실에서 한 달 안에 한 사람의 유전체 분석이 가능하다. 김형래 단장은 “이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면 2012년 말에는 100만원 이내로, 수일 내에 개인별 유전자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도 맞춤의학을 위해 올해 초 지난 10년간 운영해온 유전체 사업 및 약물 유전체 사업을 확대·개편했다. 새로운 조직과 기능을 갖춘 ‘보건복지부 차세대 맞춤의료 유전체사업단’이 그것이다. 올해부터 8년 동안 1000억원 이상, 올해만 114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김형래 단장은 “사업기간 내에 임상 적용이 가능한 맞춤진단 치료법을 5개 이상 개발할 것”이라며 “한국인에게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을 중심으로 유전체 연구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병준 기자





유전자(Gene)=생명의 기본 단위인 세포를 만들고 유지하도록 하는 정보의 최소 단위. 부모의 특징이 유전자를 통해 자식으로 이어진다. 인간의 유전자는 3만~4만 개로 추정되며 지금까지 약 2만5000개가 밝혀졌다.



유전체(Genome)=한 개체 유전자의 총 염기서열을 말한다. 생명체를 구성하고 기능을 발휘하는 모든 유전 정보의 집합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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