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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키와 함께 선 김민정, 폴란드가 술렁였다





‘완추트 뮤직 페스티벌’서 갈채 받은 그녀의 피아노



폴란드 ‘완추트 뮤직 페스티벌’ 50돌 음악회에서 피아니스트 김민정씨가 연주하고 있다. 왼쪽이 첼리스트 마이스키, 가운데 남자(악보 넘기는 이) 건너 김민정씨.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63)는 특유의 은발머리를 흩날리며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음악애호가들 가슴을 설레게 한다. 완숙기에 접어든 거장다운 연주력이 사람들 마음에 전염시키는 열정이 대단해서다. 26일 오후 7시(현지시간) 폴란드의 소도시 제슈프 근교 자멕성(城)에서 열린 ‘완추트 뮤직 페스티벌’ 일곱 번째 날 밤, 마이스키의 모습이 무대에 보이자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수도 바르샤바의 동남부에 자리한 제슈프는 인구 18만 명의 금속·화학공업 도시로, 이날 행사는 그들이 지난 반세기 부심으로 가꿔온 ‘완추트 뮤직 페스티벌(5월 20~29일)’의 50돌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미샤 마이스키(왼쪽)와 김민정.



 마이스키와 나란히 걸어 나온 여성 피아니스트에게 순간 시선이 쏠렸다. 동양인조차 보기 힘든 이 도시에 한국 음악인이 초청받은데다 거장 마이스키와의 2중주는 신선한 뉴스가 아닐 수 없었다. 사회자가 곡목 소개와 함께 “코리언 피아니스트 김 민 정~”을 호명하자 작은 웅성거림과 함께 호기심 어린 눈길이 피아노 앞으로 쏠렸다. 김민정(31·성신여대 전임강사)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과 스위스 제네바 국립음악원에서 공부하고, 2006년 제9회 쇼팽 페스티벌에서 우승한 젊은 피아니스트다. 한국음악의 가능성을 시험하려 어렵게 마이스키와의 협연을 이뤄낸 참이었다.



 잠시 호흡을 고르던 마이스키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눈길을 보내자 김민정씨가 화답하며 첼로와 피아노는 함께 화음의 노를 저으며 흘러가기 시작했다. 마이스키가 직접 고른 연주곡목은 페스티벌을 축하하는 묵직함에 더해 프로 연주인의 세계 무대로 뛰어드는 김씨를 위한 배려가 엿보이는 것이었다. 베토벤과 브람스의 소나타를 맨 앞과 뒤에 배치하고 그 사이에 슈만·슈베르트·멘델스존·슈트라우스의 소품을 짜 넣었다.



 전날 오후와 이날 오전에 서너 시간씩 휴식 없이 연습을 했던 두 사람은 조였다가 풀어줬다, 너울거리는 완급으로 자신들이 우선 음악을 즐기는 조화를 이뤄냈다. 진한 저음으로 울부짖는 첼로 뒤를 흐느끼며 좇아가는 피아노, 줄달음치듯 격렬하게 휘몰아치는 피아노 소리에 우두두둑 활선을 튕기며 몰아붙이는 첼로는 한 쌍의 춤추는 사람들 같았다. 연주가 막바지에 접어들자 마이스키는 왼팔을 툭 떨어뜨리며 천정을 바라봤고 음향이 사라진 뒤까지 숨을 죽이고 있던 관객들은 ‘짝 짝 짝 짝’ 한 몸처럼 치는 응원박수로 거장에 대한 경의와 젊은 한국 연주자에 대한 호평을 드러냈다.



 좀처럼 두 사람을 놓아주려 하지 않는 객석 탓에 두 사람은 여러 번 무대 위로 불려 나와 환호와 기립박수 속에 인사하고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즈’와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가 카탈로니아 민요를 편곡한 ‘새들의 노래’로 화답했다. 마이스키는 김민정씨의 팔을 번쩍 들어올려 연주에 만족했음을 표현해 객석으로부터 더 큰 박수를 받았다.



 마이스키의 음악친구인 블라디미르 키라지에프(빈 음대 음악이론과 교수)는 “마이스키는 리허설 할 때마다 연주가 달라지고, 본 무대에서도 또 다른 해석과 박자와 표현을 드러내는 첼리스트라 함께하는 피아니스트나 바이올리니스트가 난색을 표하는데 김민정씨는 그 모든 어려움을 음악적 순발력과 빈틈없는 준비, 긴 시간 품 들인 훈련으로 완벽한 호흡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마이스키는 무대 뒤로 내려오자 “나는 따로 레슨을 하지 않는 대신 연주회에서 호흡을 맞춰가며 가르친다”며 “큰 가능성을 지닌 한국 피아니스트가 또 한 명 탄생했다”고 김민정씨의 두 손을 잡았다.



제슈프(폴란드)=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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