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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기업이 흑자 둔갑 … IFRS ‘착시 현상’ 주의보





FN가이드, 상장사 분석















관리종목인 아이스테이션은 지난 16일 “1분기 영업이익이 20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흑자전환 호재에 3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19일 787원에 장을 마쳤다. 그러나 이는 구조조정으로 오산공장을 처분한 차익 37억원이 영업이익에 포함된 수치다. 기존 한국기업회계기준(K-GAAP)에서는 이 같은 유형자산 처분이익이 영업외이익으로 잡히지만, 올해부터 시행되는 IFRS에서는 영업이익에 계상되면서 나타난 ‘착시효과’다. K-GAAP 기준으로는 10억원 이상의 적자다. 29일 현재 아이스테이션의 주가는 568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올해 IFRS가 도입되면서 재무제표 작성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실적 때문에 투자자들이 적잖은 혼란을 겪고 있다. 예전 기준으로는 적자기업이 흑자로 돌아서는가 하면, 기업의 영업이 변한 게 별로 없는데 매출이 크게 늘어나기도 한다. 겉으로 보이는 실적에 따라 주가도 요동치고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29일 금융정보제공 업체 FN가이드가 12월 결산법인들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IFRS 도입으로 적자에서 흑자로 바뀐 곳이 15개사로 조사됐다. 토필드는 1분기 8억32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기존 K-GAAP 기준으로는 오히려 12억1800만원 적자다. 그간 영업외이익으로 분류됐던 외화환산이익·대손충당급 환입 등이 영업이익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CS도 IFRS 기준으로는 1분기 6억49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는 20억원이 넘는 대손충당금 환입으로 기타영업수익이 급증한 덕분이다. K-GAAP 기준으로는 17억4500만원의 적자다. 반대로 IFRS 도입으로 손해를 보는 기업도 나왔다. 네오위즈게임즈는 IFRS 도입으로 자회사 영업권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하면서 70억~80억원의 영업권 손상 차손이 발생하기도 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IFRS를 적용한 473개 코스피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0.5% 증가했다. 하지만 K-GAAP 기준으로는 14.9% 늘어나는 데 그친다. 자기자본수익률(ROE)은 지난해 8.2%에서 올해 8.5%로 개선됐지만 K-GAAP 기준을 적용하면 지난해 1분기 ROE는 8.5%다. ROE가 제자리걸음이라는 얘기다.



 FN가이드 이연주 연구원은 “IFRS에서는 영업이익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어 회사별로 영업이익을 다른 방식으로 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발생한다”면서 “이로 인해 기업가치는 그대로인데 일회적인 요인으로 영업이익이 급격히 좋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업종별로는 IFRS 도입으로 은행·에너지·해운 업종은 긍정적인 효과를 보는 반면 항공·유통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 업종의 경우 K-GAAP 적용 시보다 자본이 37.3%나 증가하면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사(13.6%)·은행(13.3%)·해운(9.7%)·식료품(4.7%) 등도 수혜가 예상됐다. 반면 항공업종은 IFRS 도입으로 자본이 24.6%나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4.9%)·화학(-4.6%)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IFRS 도입에 따른 재무적 영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주석에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투자자 혼란을 막기 위해 IFRS의 전환이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성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차이조정 내역을 주석에 달도록 했다. 주석을 보면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수치 변동 및 상세내역을 파악할 수 있는 셈이다.



 단순하게 과거 연도와 영업이익을 비교하려 한다면 여러 금융정보회사들이 제공하는 ‘조정영업이익’을 찾아봐도 된다. FN가이드 등 주요 회사들은 주석에 표시된 영업이익 내역을 분석해 예전 K-GAAP 기준의 영업이익을 산출해 준다.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이영한 교수는 “요즘 증권사 보고서에서 ‘어닝 서프라이즈(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같은 말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도 IFRS 도입에 따라 실적 비교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이젠 따져봐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개인의 분석 역량에 따라 애널리스트의 능력이 크게 차별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해용 기자



◆IFRS=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중심이 돼 만든 회계기준이다. 2000년 미국 엔론사태를 계기로 미국식 회계기준의 대안으로 부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은 의무적으로 IFRS를 적용해야 한다. 2조원 미만은 2013년부터 시행된다. 가장 큰 변화는 해당 기업과 자회사의 재무제표를 종합한 ‘연결 재무제표’가 주 재무제표가 된다는 것이다. 이 밖에 ▶세세한 규정보다는 원칙 중심 ▶경제적 실질 반영 ▶공정가치 평가 확대 등을 특징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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