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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정과 감동에 대한 갈증이 만든 백청강 스토리









한국 사회는 공정한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주말 국내 한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 최종 결승에서 우승한 중국동포 청년 백청강은 ‘그렇다’고 말할 가능성이 크다. 가난한 중국동포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그는 3억원 우승상금의 주인공이 됐다. 실력과 노력으로 조건의 불리함을 뛰어넘어 백청강이 이룬 ‘코리안 드림’은 역으로 우리 사회가 얼마나 공정과 감동에 목말라하는지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가창력만으로 따진다면 백청강은 우승하지 못했을 수 있다. 준우승을 차지한 이태권이 심사위원단 평가에서는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전체 점수의 70%를 차지하는 시청자 평가에서 백청강은 이태권을 압도했다. 문자투표에 참여한 시청자들이 원한 것은 노래 실력 그 이상이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돈 벌러 한국에 간 부모와 떨어져 사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어려서부터 혼자 노래를 불렀고, ‘아세요’ 대신 ‘앙까’라는 연변 사투리를 쓰는 그에게서 사람들은 스토리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상대적으로 약자이며 소수인 백청강이 우승하는 감동의 스토리를 만들어냄으로써 스스로 공정사회 구현에 기여했다는 자기만족을 위해 열심히 그에게 문자투표를 날렸던 것이다.



 공정과 감동에 대한 갈증은 지난해 ‘슈퍼스타 K2’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환풍기 수리공 허각을 신데렐라로 만든 대국민 문자투표의 위력에서 확인됐다. 시청자가 직접 당락을 결정하는 콜로세움형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인 것도 공정과 감동에 대한 욕구 때문이다. 실력을 무기로 밑바닥에서 지붕 위로 수직상승하는 가슴 찡한 스토리에서 감동을 받고 싶은 것이 국민참여형 오디션 포맷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심리다. 그들은 단순히 감동을 전달받는 수동적 관전자에서 적극적으로 감동을 만들어내는 능동적 참여자로 변모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소통기술의 혁명이 만들어낸 새로운 현상이다. 공정과 감동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연예인은 물론 정치인도, 기업인도 성공할 수 없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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