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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축구의 심장 웸블리에서, 메시 전설을 쓰다





2초 만에 공 돌려 쏘는 169㎝거인
24세, 아이의 얼굴을 한 ‘킬러’
중계 마이크 걷어차며 세리머니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후반 9분 결승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12골을 기록한 메시는 세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런던 AP=연합뉴스]





그의 키는 1m69㎝에 불과했다. 그러나 가슴 속에서 거인의 심장이 고동쳤다. 리오넬 메시(24).



 메시야말로 바르샤(FC바르셀로나)의 주인이었다. 그는 가야 할 곳과 해야 할 일을 잘 알았다. 그는 오너답게 행동했다. 똑바로 달려들어가 목표를 손에 넣었다. 빅 이어(Big Ear), 바로 챔피언스리그 우승트로피였다. 후반 9분 메시의 왼발이 아라비아의 환도(環刀)처럼 날카로운 호를 그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수문장 에드윈 판데르사르가 허공에 몸을 던졌다. 그러나 이미 그물이 흔들리고 있었다. 공을 돌려놓고 슛하는 데 딱 2초 걸렸다.









박지성이 가슴으로 볼 컨트롤을 하고 있다. [런던 AFP=연합뉴스]



 29일(한국시간) 런던의 웸블리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메시가 2-1을 만드는 순간 우승컵의 주인을 정했다. 붉은색 벤치에 앉은 70세의 노장 알렉스 퍼거슨 경은 맨유의 침몰을 직감한 듯 고개를 떨궜다. 40세의 바르샤 감독 주제프 과르디올라도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맨유는 그 손아귀에 붙들려 금세 숨이 끊어질 듯 헐떡거렸다. 후반 24분 터진 다비드 비야의 세 번째 골은 오히려 맨유의 고통을 덜어 주었다.



 바르샤의 메시가 아니라 메시의 바르샤. 그 메시를 막아야 견뎌낼 수 있다는 사실을 퍼거슨 경도 잘 알았다. 박지성과 마이클 캐릭, 라이언 긱스와 발렌시아가 사력을 다했다. 0-1로 뒤진 전반 34분 웨인 루니가 터뜨린 동점골은 이들의 헌신에 대한 작은 보상이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맨유의 ‘창끝’ 루니는 승부가 기울어갈수록 고립됐다. 반면 메시는 지휘자처럼 이니에스타·사비·비야 등 동료를 춤추게 만들었다.



 경기는 끝났다. 바르샤의 골키퍼 발데스가 카탈루냐 깃발을 흔들며 환호했다. 스페인이기 이전에 카탈루냐임을 자부하는 바르샤의 혼이 잉글랜드 축구의 심장 속에서 약동하고 있었다. 퍼거슨 경이 지친 걸음으로 과르디올라에게 걸어갔다. 그와 악수를 나누고, 어깨를 두드리는 퍼거슨 경의 얼굴에 가까스로 평화가 감돌았다. 한바탕 폭풍우를 견뎌낸 듯한 표정이었다. 노장은 고백하고 말았다. “바르샤는 지금까지 맨유가 상대한 어떤 팀보다도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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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시는 역사를 썼다. 바르샤는 맨유를 3-1로 물리치고 유럽 최강 클럽이 됐다. 통산 네 번째 빅 이어에 클럽 이름을 새겨 넣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12골을 넣은 메시는 3시즌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올 시즌 총 53골을 넣어 지난 시즌(47골)과 합쳐 2시즌 동안 100골이라는 경이적인 기록도 세웠다. 웸블리의 전광판에는 그의 얼굴 사진 아래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라는 글귀가 명멸했다.



 메시는 경기 후 “오늘 우리는 영원히 기억에 남을 만한 경기를 했다. 엄청난 행보를 걷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계속해서 더 많은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 우리는 아직까지 거둔 성공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메시는 “바르셀로나는 승자의 팀이다. 일단은 오늘의 우승을 자축하겠다. 그러나 기쁨을 모두 만끽한 후에는 다음 시즌에 대한 생각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킬러’의 얼굴에는 다시 소년 같은 미소가 깃들었다. 마지막까지 그를 짓눌렀던 사명감에서 해방된 것이다. 그 짐이 그토록 무거웠기에 결승골을 터뜨리는 순간 메시도 잠시 자제력을 잃고 골대 옆에 놓인 중계용 마이크를 걷어차 버리지 않았던가. 메시로 인해 아름다웠던 웸블리의 밤은 원정팬들이 부르는 바르샤 찬가 속에 깊어 갔다.



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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