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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m 심해 광물 빛 볼 날 멀지 않다





윤치호 박사, 채굴법 개발 눈앞





하와이에서 남동쪽으로 2000㎞에 위치한 클래리온-클립퍼톤(C-C) 해역. 한반도에서 무려 1만5000㎞나 떨어진 동태평양 지역이지만 이곳은 엄연히 한국에 독점권이 있는 곳이다. 1990년대 유엔에 이 지역 15만㎢를 우리나라 광구로 등록한 데 이어 2002년 국제해저기구(ISA) 총회에서 이 해역 7만5000㎢ 규모를 배타적 개발광구로 승인받았다.



정부와 산업계가 이 바다에 거는 기대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면에서 5000m나 내려가야 닿는 이 바다의 바닥에는 엄청난 양의 망간단괴가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저나 어업의 대상이던 바다가 점차 광물의 보고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망간단괴란 주로 4000~6000m 깊이의 심해 바닥에서 발견되는 지름 10㎝ 정도의 무른 광물 덩어리다. 망간과 니켈·동·코발트 등 40여 종의 금속이 한데 뭉쳐져 있다. 꼭 필요하지만 국내에는 없어 수입하는 광물이 대부분이다.



C-C 해역에는 이런 망간단괴가 5억1000만t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개발하면 연간 1억5000만 달러의 수입 대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 해역에 대한 개발계획은 2015년 이후에나 잡혀 있다. 무려 500기압이나 되는 압력을 견디며 바닥의 광물을 끌어모아 5000m 위에 떠 있는 배까지 끌어올리는 기술이 아직 우리에게 없기 때문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윤치호(56·사진) 박사가 이 연구에 매달리기 시작한 것은 94년, 한국 정부가 C-C 광구를 유엔에 등록하던 무렵이다. 80년대 후반 탐사를 시작한 선진국보다는 약간 늦었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 상당히 빠른 셈이다. 하지만 의욕만큼 성과가 빨리 나오지 않았다. 16년간의 끈질긴 연구 결과 윤 박사는 이 분야에서 16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국제학술지에 25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이론적으로는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것이다. 문제는 실제 깊은 바다에서 이론을 적용해 보며 문제점을 보완해 볼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바다에서 한 번 실험하는 데 200억~300억원가량이 필요한데 당장 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자꾸 예산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예산이 부족한 몇 년간은 육상 연구를 거듭하고, 예산을 따내면 바다에서 실제 실험을 했다. 이런 식으로 2007년 30m, 2009년 100m 깊이에서 실제 실험에 성공했다. 2012년에는 1000m 깊이에서의 채굴 시험이 예정돼 있다. 윤 박사의 끈질긴 도전 덕분에 이제 5000m 바닷속 광물이 조금씩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공로가 인정돼 윤 박사는 올해 바다의 날(31일)에 동탑산업훈장을 받을 예정이다.



 윤 박사팀엔 요즘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5C-C 해역에 가기 전 남태평양 통가에서 확보한 열수광산에 실제 생산에 투입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열수광산은 바다 밑바닥에 존재하는 400도 정도의 온천 부근에 녹아 있는 광물 덩어리다. 윤 박사는 “열수광산은 당장 상업생산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1000~2000m 깊이이기 때문에 5000m 심해 개발을 위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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