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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 바르샤, 맨유 꺾고 챔스리그 우승





[최영미의 관전기] 바르샤 만세!



최영미
시인·중앙일보 객원기자




2010년 8월. 지하 700m에 갇힌 칠레의 광부들에게 다비드 비야가 FC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이 사인한 셔츠를 선물했다. 광부의 아들이었던 비야의 선행이 전파를 탄 뒤에, 레알 마드리드도 이에 질세라 선수들의 사인을 칠레로 공수했다. 그리고 며칠 뒤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33명의 광부들을 홈경기에 초대했다. 살아 돌아온 그들이 CNN 인터뷰를 위해 카메라 앞에 앉았다. 구조대에 발견되었을 때의 느낌을 묻자, 누군가 주먹을 쥐며 소리쳤다. “마치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축구경기에서 칠레가 이겼을 때 같았다.”



 내가 산 주식의 값이 10배로 뛰었을 때처럼 기뻤다고 말하지 않고, 생애 최고의 기쁨을 그는 축구로 표현했다. 그처럼 순간을 위해 사는 일꾼들 덕분에 이 세계가 유지되리니. 소유하고 축적하고 명령하며 기쁨을 느끼는 인간들이 있는가 하면, 응원가를 부르고 박수치는 재미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 2010년 12월. 올드 트래퍼드에 나타난 용감한 영웅들에게 박수가 쏟아지고, 아스널을 상대로 박지성이 멋진 결승골을 넣었다. 칠레의 광부들을 둘러싼 홍보전은 휴머니즘을 생중계한 맨유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2011년 5월 29일. 런던 웸블리에서 네 번째 유럽 챔피언을 꿈꾸는 FC바르셀로나와 맨유가 맞붙었다. 변방에서 노력하여 정상에 오른 퍼거슨과 달리, 과르디올라는 엘리트 코스를 거친 젊은 명장이다. 카탈란 혈통으로 바르셀로나 유소년학교를 다니다 요한 크루이프에게 발탁되어, 스무 살에 ‘드림 팀’의 주축 미드필더로 웸블리에서 유럽 컵을 들어올렸다. 선수생활을 마치고 감독으로 친정팀에 부임한 첫 시즌에 그는 바르샤에 트레블 (treble:리그, 컵 대회, 그리고 챔스리그 우승)을 안겨주었고,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최연소 감독이 되었다.



 올해 40세인 과르디올라와 70세인 퍼거슨의 만남은 신구(新舊)의 대결. 스페인과 영국을 대표하는 공격축구, 아름다움과 힘의 대결에서 누가 웃을지. 맨유는 골에 이르는 최단거리를 찾아 길고 높게 공을 운반한다. 바르샤는 낮고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볼 점유율을 높여서 경기를 지배한다. 많은 발들을 거쳐 골을 창조하는 바르샤의 패싱게임은 아름답다. 그들을 상대하는 팀들은 톡- 톡- 쉼 없이 이어지는 공을 쳐다보다 어, 어, 하는 사이에 득점을 허용한다. 누가 더 참을성이 있는가. 느긋하게 공을 돌리는 바르샤 선수들에게 짜증을 낸다면, 중앙에서 볼을 배급하는 사비를 막지 못한다면 맨유에 힘든 경기가 되리라고 나는 예상했다.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도 바르샤 원정 팬들의 발을 묶지 못했다. 카메라가 붉고 푸른 응원석을 비추고, 귀에 익은 노래가 또렷이 들렸다. 결승전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하얀 윗도리를 입은 맨유 선수들. 영국에서 열리는 경기인데도 바르샤는 자신들의 상징인 줄무늬 저지를 걸쳤고, 주장 사비는 터널을 통과하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여유를 보였다. 생뚱맞은 하얀색이 편안한 줄무늬에게 질 것 같다는 나의 예감을 부서뜨리며, 초반에 맨유의 기세가 대단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맨유의 압박이 느슨해지고, 메시의 날렵한 발이 판데르사르가 지키는 허술한 문을 여러 번 농락했다. 루니만이 위협적이었지만 긱스는 그를 도와주지 못했다. 3대1의 승리를 예약한, 비야의 마지막 골이 가장 멋졌다. 퍼거슨의 이기려는 욕망은 과르디올라의 환상적인 축구를 막지 못했다. 바르샤 만세!



최영미 시인·중앙일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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