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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유성기업 사태는 리스크 관리 실패 아니다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유성기업의 공장 불법 점거 사태는 비교적 신속한 공권력 투입으로 한고비는 넘겼다. 노동조합의 불법 점거로 인한 생산 중단이 자동차 업계 전반의 생산 중단으로 이어지는 위기였다. 정부의 상황 판단이 빨랐고 법질서 수호의지도 돋보였다. 그러나 유성기업 사태로 나타난 우리나라 산업 및 경제환경의 취약점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언론에서 가장 크게 지적되는 것은 리스크 관리 이슈다. 즉 부품 공급망이 돌발적 위험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었느냐는 것이다. 비판적인 입장에서는 부품업체를 한두 개로 집중화하는 데 문제의 원인이 있다고 본다. 완성품 업체들이 부품업체를 한두 개로 수직계열화함으로써 부품단가를 낮추고 업체를 통제하는 데는 효과를 보고 있을지 몰라도 사고가 터지면 대체 방안이 없어 공급망 전체가 멈추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달걀을 한 바구니에 몽땅 담지 말라는 리스크 관리의 기본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리스크 관리의 기본을 무시해서 이러는 것일까. 시장 형태 중에는 자연독점이란 게 있다. 자연독점이란 생산구조의 특성으로 인해 공급자가 한 개로 줄어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형태를 말한다. 설비투자 등 초기투자 비용은 매우 큰 반면 생산원가는 미미한 경우에 생기는 수가 많다. 여기서는 공급 규모가 커질수록 원가가 낮아지는 규모의 경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시장 수요가 제한되어 있다면 공급자가 애초부터 하나밖에 생기지 않거나 여럿 있다가도 결국 하나로 줄어들게 된다. 유성기업과 같은 부품공급업체도 바로 이 같은 범주에 속한다. 더욱이 부품이라는 제품 특성상 품질의 안정성이 중요한 경우 공급원을 한두 개로 국한하는 것은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유성기업 사태가 제기한 보다 중요한 문제점은 파업을 명분으로 한 시설물의 불법 점거다. 이번 사태는 유성기업 노조원만이 아니라 금속노조를 비롯한 외부조직이 합세하여 공장을 점거하고 회사의 생산을 못하게 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는 재산권 침해로서 명백한 불법행위다. 불법행위는 국가가 법으로 엄정히 다스려야지 리스크로 받아들이면서 기업 차원에서 대안을 찾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생각해보자. 만약 영종대교의 톨게이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회사 측과의 갈등이 있다고 외부세력과 함께 다리를 점거하고 교통을 마비시킨다면 이를 리스크 관리의 실패로 인식하고 다리를 하나 더 만들어야 옳은 일인가.



 우리나라에서는 파업을 한다면 회사 시설을 점거하고 업무를 마비시키는 것이 당연시되는데 이는 법에도 없고 다른 나라에서도 예를 찾을 수 없는 잘못된 관행이다. 파업이란 근로자가 노무 제공을 거부하는 것일 뿐이다. 시설을 점거하고 생산을 방해하는 것은 법과 원칙이 허용하는 범위를 한참 넘어선 불법행위다.



 만일 이런 불법행위를 사회가 용인한다면 그렇게 용인하는 것이야말로 기업으로서는 엄청난 리스크다. 그렇게 되면 기업은 이런 리스크가 없는 곳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그곳은 국내가 아니라 해외다. 우리 기업들이 국내의 이런 리스크 때문에 해외에서 부품을 수입하거나 아니면 아예 해외로 공장을 이전한다면 돌아오는 것은 일자리 상실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일본에 있는 적지 않은 기업들이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 우리나라가 유력한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기왕에도 전투적인 노동조합이 한국 기업환경의 약점으로 꼽히고 있는데 이번 사태처럼 파업을 빙자한 시설 점거 행위가 횡행한다면 한국으로 올 기업은 없을 것이다. 기업이 받아들이고 대안을 강구해야 할 리스크가 있고 정부가 확실하게 지켜주어야 할 법질서 사항이 있다. 이들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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