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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날 것” 거래처에 고백한 게 재기 자산돼





김인식 체리부로 회장 위기 관리법



체리부로 김인식 회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닭 모형을 앞에 두고 포즈를 취했다. 체리부로는 2003년 부도를 맞았지만 1년9개월 만에 회사 정상화에 성공한다.





지난해 말부터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 사태가 올 3월 일단락됐지만 영향은 여전하다. 한우 소비는 주춤하고, 살처분의 영향으로 돼지고기 값은 연일 강세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닭고기 가공업계 3위 업체인 체리부로의 김인식(69) 회장은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그 역시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여파로 부도를 경험했다. 그는 2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구제역으로 인한 위기가 결코 사업의 끝은 아닐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 회장은 대상그룹 계열사인 옛 제일농장(현 대상팜스코) 대표를 지내다 1991년 체리부로를 세웠다. 이 회사는 지난해 2083억원 매출에 5253만 마리의 도계실적을 기록했다. 20년간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김 회장은 두 차례 큰 위기를 넘겼다. 사업 초기였던 97년 말 닥친 외환위기가 첫 번째였다. 위기를 넘기고 나니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90년대 후반부터 닭고기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2002년 월드컵 때 정점에 달했다. 회사가 한참 잘나가던 2003년 다시 구렁텅이에 빠졌다. 월드컵이 끝나면서 만성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 닭고기를 생산원가보다 싸게 파는 출혈경쟁이 연초부터 10개월간 계속됐다. 닭고기는 제때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였지만 거래 농가에서 출하하는 닭은 계속 사들였다. 그는 “충분히 자란 것들을 사주지 않으면 이후에는 사료값만 축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장에는 300만 마리가량의 닭이 쌓였다.



 그해 12월에는 AI가 발생했다. 전국 수백 개의 부화장 중에서 체리부로 소유의 천안·음성 부화장에서만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병아리가 나왔다. 결국 업계에서 가장 많은 300여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김 회장은 “사회 전반에 닭고기는 먹어선 안 될 것이란 이미지가 팽배해지면서 매출은 평소의 6분의 1로 줄었다”며 “위기에 빠지니 평소 거래하던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대출회수에 나섰다”고 말했다.



 부도가 나기 두 달 전인 2003년 말에는 거래농가 대표들을 회사로 불러 “이대로 가면 2~3개월 내 부도가 날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회사는 결국 2004년 2월 부도를 내고 그해 5월 화의에 들어갔다. 회사는 부도를 맞았지만 신뢰를 지킨 덕에 250여 거래 농가를 비롯해 임직원들은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월급을 주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사전 통지에도 불구하고 180여 직원 중 외국인 근로자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상 출근했다.



 농가들이 정상적으로 닭을 공급하면서 거래처들도 체리부로에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화의에선 1년9개월 만인 2006년 2월 벗어났다. 그는 “업계 최단 기간 만에 화의절차를 종료한 것”이라며 “농가와 임직원 모두 딴생각 안 하니 자연스레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닭 처분으로 공급량 줄어들면서 닭값이 회복된 것도 전화위복이 됐다. 재고가 쌓였음에도 농가를 위해 사들였던 닭들(300만 마리)은 이듬해 수매가의 배 이상으로 값을 붙여 팔아 화의에서 벗어나는 실탄이 됐다. 김 회장은 “두 차례 위기를 넘긴 회사는 어느 때보다 임직원 간의 신뢰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특히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고 닭고기 한 가지에만 집중했다. 덕분에 2007년 87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세 배 가까이 늘었다. 그는 “단기적인 생각으로 술로 보상금을 탕진하는 농가가 많은데, 어떻게든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마음을 다잡아야 위기를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김인식 (주)체리비앤에프 대표이사 사장 194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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