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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금리 인상보다 자본통제







헥토르 토레스
전 국제통화기금(IMF) 이사




지난해 신흥 개발도상국 시장(이머징마켓)은 선진경제권보다 두 배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이로 인해 이들 신흥 시장엔 많은 자본이 들어왔고 물가도 급속히 올랐다. IMF는 ‘세계경제전망’ 등을 통해 이머징마켓에 지속적으로 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 등의 통화긴축 정책을 쓰라고 진단해왔다. 하지만 이는 보호무역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



 물가 억제를 위해 정부가 명목금리를 올리면 실질금리 역시 인상된다. 이렇게 되면 고금리를 노린 단기 투자자본이 신흥시장에 들어온다. 고금리는 금융 투자자들에겐 좋을지 모르지만 해당국엔 금리 인상을 통한 물가 억제 효과를 보지 못하게 한다. 결국 실질 임금가치가 하락하고 생산량이 감소하게 되면서 경제성장은 둔화된다. 이런 점에서 물가 억제를 위해선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기존 처방은 미덥지 않다.



 라틴 아메리카 등 신흥시장들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건실한 기초경제 여건은 자본 유입에 매력적인 요소다. 하지만 이로 인해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이들 국가의 실질금리는 선진국보다 월등히 높아졌고 환율 인상 기대도 증폭됐다. 이는 신흥시장의 국내 산업 경쟁력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단기자본의 유입으로부터 국내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각국에서 높아짐에 따라 환율 전쟁은 무역 전쟁으로 번질 태세다.



 단기자본 유입의 근본적 문제는 신흥개발국들이 갑작스러운 자본 유출을 우려한 나머지 외환보유액 늘리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경상수지 흑자를 통해 외환보유액 축적에 나서면 이는 세계 금융위기의 주원인인 보호무역주의를 촉발시킬 것이다. 여기에 선진국도 경상수지 흑자를 위해 보호무역주의로 나아간다면 세계 경제는 디플레이션에 빠지게 된다. 외환보유액 늘리기는 또 다른 세계 경제 위기를 낳을 뿐이다.



 하지만 자산의 대부분을 달러화로 가져야 위기에 빠지지 않는다는 기존 통념을 깨지 못한다면 외환보유액 축적을 위한 각국 정부의 ‘반(反) 경기순응적’ 행보는 계속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같은 신흥개발국임에도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은 높은 유동성으로 인해 중국보다 자본 유입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들에게 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을 처방하는 것은 더 많은 단기자본을 끌어들일 뿐이다. 이는 또다시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무역 긴장 상황을 불러오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화폐 생산을 국제적으로 통제하고, 각국의 환율 정책을 통합 관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 방법이지만 이는 실현되기 힘들다. 차선책이 필요하다. 자본 건전성 조치 등의 규제로 자본을 일정 부분 통제해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방법도 부작용은 있다. 하지만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나서게 하는 것보단 낫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강조해 오던 IMF도 최근 특정 조건에서는 자본 통제가 필요함을 인정했다. 물론 IMF는 이런 정책 조언으로 생길 결과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그럼에도 신흥시장엔 금리 인상보다는 자본 통제 방식이 물가 억제에 효과적이며 부작용도 덜하다.



헥토르 토레스 전 국제통화기금(IMF) 이사

정리=이승호 기자 ⓒ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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