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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수석실 달려간 MB ‘분노의 1시간’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에 이명박(얼굴) 대통령의 대선 참모인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연루됐다는 사실이 보도된 27일 이 대통령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고 철저하게 처리하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라디오·인터넷 연설문 독회(讀會) 때 그랬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전날엔 민정수석실을 찾아가 1시간 가까이 머물렀다. 그리고 권재진 민정수석에게 “우리와 관련된 사람이나 일일수록 더욱 철저하고 엄중하게 조사해 의혹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시했다.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다시는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말도 했다. 한 참모는 “대통령이 민정수석실을 처음 찾은 것 자체가 ‘엄중 조사’라는 말보다 의미가 큰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그만큼 화가 났고 참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태희 실장

이 대통령은 올해 2월 취임 3주년을 맞아 개최한 확대비서관회의에서 “누군가 한 명이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해도 이것을 청와대나 정권 전체의 잘못으로 평가한다”며 “스캔들 같은 게 이 정권에서 일어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 임기 후반에 비리사건으로 내리막길을 걷곤 했던 과거 정권의 문제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날 5·6 개각으로 물러나는 장관들을 격려하기 위한 만찬에서 “우리 정부는 임기 하루 전까지 일하는 전통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나도 마찬가지로 행복한 퇴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바람과 달리 은 전 위원 문제로 현 정부도 과거의 정부처럼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택시를 타고 청와대로 가자고 하면 운전기사들의 태도가 달라지는 걸 느낄 정도로 바닥 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은진수 문제까지 터졌으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27일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열린 확대비서관회의에서도 드러났다. 임 실장은 ‘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다’는 뜻의 반구저신(反求諸身)이란 사자성어를 썼다. 민심이 나빠지고 있다는 걸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다.

 임 실장은 “우리 스스로 청와대에서 일한 시간을 자신 있게 자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성공한 정부를 만들어야 하는데 실제 국민이 그렇게까지 느끼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1960년대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국가가 무엇을 해줄 것인가 묻기 전에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지 물어 보라”는 발언을 인용하며 “세월이 흘러 이젠 정부가, 정치권이 무엇을 하는지 (국민이) 요구하는 시대다. 우리는 최종적인 을(乙)이다. 모든 걸 정성스럽게 하지 않으면 (국민인) 갑(甲)으로부터 신뢰를 못 받는다. 공경하고 경청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전달체계에서 최말단까지 직접 챙기고 있는가에 대해 돌아보라”며 “스스로 잘못된 걸 고치고 또 맞는 일을 할 때는 확신범이 되어서 국민에게 최종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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