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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 에스텐슨 “그래도 신문이 필요하다 … 신문은 혁신이 필요하다”





“열정(passion).” 인터뷰 도중 그가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다. 미국의 24시간 뉴스채널 CNN의 수석 부사장이자 CNN.com 총괄 책임자인 케이시 에스텐슨(39·KC Estenson) 얘기다. 그는 월트디즈니에서 9년간 온라인 사업을 맡다 2008년부터 CNN으로 옮겨 온라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선두를 유지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하지만 틈틈이 짬을 내 골프와 사이클을 즐긴다. 요즘엔 얼터너티브 록과 힙합에도 심취해 있다. 이런 그의 모습에선 대학 시절 대안학교 설립을 꿈꾸던 ‘공부벌레’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 에스텐슨은 1년의 절반 이상은 세계를 여행한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아 떠나는 ‘영감 얻기 여행’이다. SBS 주최 서울 디지털 포럼 참석차 방한한 그를 만났다.

글=안착히 기자 사진=김현동 기자


●CNN.com의 총괄 책임자로서 하는 일은.

 “CNN의 전 세계 디지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편집, 상품 개발, 광고 세일즈, 마케팅, 사업개발, 유통 등을 맡고 있다. 매우 바쁘고 힘든 일이지만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다.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직업 중 하나다.”

●요즘 주력하는 프로젝트는 뭔가.

 “웹페이지에서 뉴스 비디오를 보는 방식을 발전시키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CNN.com에서 뉴스를 클릭해 보는 사례는 매달 8000만~1억 건에 이른다. 최근 몇 년 사이 온라인 비디오에 있어 엄청난 기술적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는 유튜브(YouTube)와 후루(Hulu), 비메오(Vimeo), 네트플릭스(Netflix) 등이 고화질 비디오를 제공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뉴스에 적용할 것이다.”

●맞춤형 서비스가 대세란 얘긴가.

 “물론이다. 맞춤형이 주요 차별화 전략이 될 것이다. 시청자가 무엇을 원하고, 언제 원하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방송하는 건 웹 인터페이스상에선 맞지 않다. 그 패러다임 변화를 받아들이면 누구든지 자신만의 뉴스 채널을 만들어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그 미래가 멀지 않다. 아마 5~10년 내에 가능해질 것이다.”

●원하는 뉴스만 보는 게 과연 바람직한가.

 “앞으로 뉴스 서비스는 두 종류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 하나는 언론사가 편집해 공급하는 주요 뉴스 형태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열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에 관한 뉴스만 선택해서 보는 맞춤형 뉴스다. 예컨대 CNN의 경우 연예 섹션이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섹션이다. 많은 사람은 CNN에서도 연예뉴스가 설 자리가 있느냐고 묻지만 우리 시청자들은 ‘그렇다’고 답하고 있다. 대통령의 중동 정책 못지않게 레이디 가가나 브래드 피트의 새 영화, 또는 칸 영화제에 관심이 많은 것이다. 관건은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줘서 그들이 결정하도록 하는 일이다. 동시에 중요한 뉴스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뉴스특보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체계도 갖고 갈 것이다.”

●온라인에선 페이지 뷰가 광고 수주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상업적인 유혹에 빠질 위험이 있는데 CNN이 고수하는 기준과 전략은 무엇인가.

 “CNN이라는 브랜드의 품격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의 강점은 우수한 인력에 있다. CNN의 기자와 저널리스트는 세계 최고며, 제일 널리 알려진 인물들이다. 인프라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다. 올해만 해도 이집트, 리비아, 바레인, 파키스탄, 일본,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 등 방대한 뉴스가 발생했는데 이 모든 것을 매일매일 수준 높게 취재해 보도했다. 얼마의 자원이 투입됐는지 생각해 봐라. 그 일을 꾸준히 잘 해나가면 세계 유수의 브랜드들은 우리와 제휴하고 싶어 할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4월부터 온라인 뉴스를 유료화했다. CNN도 유료화되는 날이 올까.

 “먼 미래를 단정해 말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책임지고 있는 한 CNN.com은 무료로 열려 있고, 언제든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월스트리트 저널과 뉴욕 타임스에 비해 경쟁 우위를 갖는 점이다. CNN은 위성과 케이블 라이선스, 광고 등 여러 가지 수입원을 확보하고 있다. 신문은 돈을 주고 사서 보는 것인데, 인터넷이 그 수입구조를 허물어뜨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신문들이 필요하다. 그 신문들은 최고의 저널리스트를 확보하고 있고, 최고의 글과 최고의 탐사보도를 만들어 낸다. 그 신문이 무너진다면 사회적으로 큰 손실일 것이다. 그래도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다. 동시에 신문들은 혁신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 독자들이 돈을 내고 온라인상에서 기사를 보게 되면 기대치가 더 올라간다. 애플 같은 경우 그들의 상품을 매우 고가에 팔지만 세계에서 최고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구입을 꺼리지 않는다. 신문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

●시민 저널리즘 분야를 활성화할 모델이 있나.

 “2006년에 시작한 아이리포트(iReport·일종의 시민기자 개념)다. 자신들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뉴스를 알리고 싶어 하는 작고 젊은 그룹의 요구에 부응해 만든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 70만 명의 아이리포터가 활동 중이고, 리포트를 보내오고 있다. 소셜 미디어와 시민 저널리즘은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다. 민주주의에 힘을 실어주며 전 세계 사람들을 이 사건들과 실시간으로 연결해 줬다. 뉴스 리포팅에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면에서 보면 시민 저널리즘은 CNN의 취재영역을 확대시켜 줬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특파원 앤더슨 쿠퍼와 산제이 굽타를 일본 현장에 투입하는 데 이틀 반이 걸렸다. 그들이 도착하기 전에 이미 100개가 넘는 아이리포트가 올라왔다.”

●트위터 같은 SNS는 경쟁 상대가 아닌가.

 “우리는 소셜 미디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가 CNN으로 온 지 3년이 됐는데, 오자마자 페이스북, 애플, 구글, 트위터와 손을 잡았다. 단지 금전적인 관계만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과 상품 로드맵을 맞추고 각자 회사의 영업 비밀을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 회사들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때 CNN을 염두에 두고 일을 진행할 것이다. 만약 애플이 새 상품을 개발 중이라면, 그들이 어떻게 하면 CNN과 협력해서 더 나은 상품을 만들까를 생각하길 바란다. 그런 과정을 삼성, LG,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와도 진행하고 있다. 그 당시 언론사가 기술에 관심을 가진 것이 새로운 일이었다. 하지만 앞서 나가려면 그 회사들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알아야 한다.”





●일상에선 어디서 영감을 얻나.

 “3명의 아이한테 많은 영감을 얻는다. 미래 그 자체인 아이들과 되도록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앞서가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은 없다. 나는 이런 질문에서 출발한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모두 주머니 속에 갖고 다닐 수 있으면 멋지지 않을까?’ 그런 트렌드와 행동에 대한 암시는 곳곳에 있고 내가 할 일은 그중에 좋은 것을 골라 CNN에 적용하고 대중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CNN이 현재 개발 중인 새 온라인 비디오가 좋은 예다. 당신이 원하는 비디오를 당신이 갖고 있는 모든 디바이스에서 볼 수 있다면 멋있지 않을까? (mp3 경우처럼) 이 아이디어가 음악에 적용된 지는 10년이 넘었다. 우리의 혁신 과제는 그것을 뉴스에 적용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온라인으로 비디오를 보다가 멈추고, 기차 또는 버스를 타고 가면서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PC로 보다 멈춘 바로 그 장면부터 볼 수 있다면 얼마나 멋있을까? 하나의 맞춤형 비디오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는가 보다.

 “세계를 여행하면서 영감을 받는다.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문화가 미디어를 활용하는 방법을 보고 많은 아이디어가 생긴다. 요즘 TV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아메리칸 아이돌’과 예전의 ‘빅 브러더’ 같은 쇼가 각기 다른 나라에서 다양한 형태로 다시 제작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까지 ‘비(非)디지털’ 영역으로 남겨두고 싶은 게 있다면.

 “우정, 골프, 자연 탐사, 인간 소통이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는 새로운 것과 사람을 찾고 발견하는 데 유용하고, 친구들이 뭘 하는지 알고 지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만나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다고 본다. 기술이 그 영역은 절대로 대신할 수 없을 것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가 인간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기술이 과하면 우리가 서로 인간으로서 어떻게 연결하는지를 잊어버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사회가 힘들어질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 소셜 미디어 활용법을 배우듯 20년 후에 사람과 말하는 것을 배워야 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반대의 경우는.

 “하루빨리 모든 비행기 내에서 와이파이가 됐으면 좋겠다.”

●하버드대에서 대안학교 연구로 교육학 석사를 받았다. 왜 미디어로 진로를 바꿨나.

 “대학 졸업 후 3년 동안 고등학교 11, 12학년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매우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젊은이들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돕는 것은 매우 소중한 일이다. 우연찮게 월트디즈니에 취직하면서 진로가 달라졌는데 언젠가는 다시 강단에 서게 될 것으로 믿는다.”

●무슨 과목을 맡고 싶나.

 “철학이 아닐까 싶다.”(웃음)


j칵테일 >> 한국 방문에선 예의상 양말 신어

에스텐슨은 할리우드 스타 못지않은 외모를 가진 패션 리더다. 인터뷰 날에도 청바지에 체크무늬 셔츠, 재킷을 입은 ‘쿨’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는 평소 양말을 신지 않는다고 동료가 귀띔해줬다. “캘리포니아 쿨”이란다. 그런 그가 이번 서울 방문 동안 대중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양말을 신었다. 동양적 정서에 자칫 예의 없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동료는 “그래도 매우 이례적”이라며 놀라워했다. 에스텐슨에게 성공의 전략을 알려 달라고 하자 “무슨 일이든 두려움 없이 과감하게 모든 룰을 깨라”고 조언한다. “심적으로 약한 사람에게는 성공적인 혁신과 변화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에스텐슨이 이번 한국 방문에서 평소 신지 않던 양말을 신었다는 것도 그가 매일 실천하는 작지만 큰 혁신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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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