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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마법의 책 찾아 시간여행 떠난 세 남매

세상에 그냥 생긴 것은 없습니다. 돌탑 하나에도 숱한 시간이 깃들어 있습니다. 판타지의 세계도 결국은 현실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중앙일보와 교보문고가 공동 기획한 ‘이 달의 책’ 6월 주제는 ‘공간의 틈, 시간의 결’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매력적 만남을 탐(探)하는 책을 권해드립니다.





에메랄드 아틀라스
존 스티븐스 지음
정회성 옮김, 비룡소
612쪽, 1만5000원


환상과 마법, 모험이 등장하고 어린이들이 주인공이니 아동용 판타지 소설이라 하겠는데 그렇게만 보기에는 아깝다. 가족애와 성장이 주요 모티프로, 시간과 진실의 의미를 탐구하는 소설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덕분이다.

 아주 오래 전, 마법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가 하나였던 시대가 있었다. 마법세계의 중심이었던 알렉산드리아(당시 이름은 라코티스)를 통치하던 마법사들은 자신들의 시대가 끝나고 점점 인간의 시대가 다가오면서 자신들의 존재가 잊혀질 것을 두려워했다. 이들은 우주가 탄생했을 때부터 쌓여온 지식과 비밀을 문서로 기록해 세 권의 책으로 집대성해 도시 밑의 비밀금고에 보관했다. 하지만 최초의 위대한 인간 군사령관인 알렉산더의 침략으로 라코티스는 잿더미로 변하고 ‘시원(始源)의 책’은 사라진다. ‘아틀라스’는 이 중의 하나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이야기의 뼈대는 아틀라스를 두고 벌이는 쟁탈전이다. 주인공은 케이트·마이클·엠마 삼 남매. 아주 어렸을 때 부모 슬하를 떠나 10년 간 고아원을 전전했던 이들은 결국 케임브리지 폴스로 옮겨 가는데 여기서 마법사 핌 박사의 도움을 받아 드워프족의 무너진 지하도시 데드시티에서 마녀인 러스킨 백작부인과 대결한다. 고통이나 두려움을 모르는 모룸카디, 괴물 살막타 등에 맞선 삼 남매를 와이즈우먼 등이 등장하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모험을 펼치는 것은 전형적인 판타지 소설구조다.

 이 소설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캐릭터. 엄마에게 동생들을 돌보기로 약속한 맏딸 케이트, 책벌레 마이클, ‘맞붙어 싸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법칙을 믿는 당찬 막내 엠마는 어디선가 만난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생동감이 넘친다.

삼부작 첫 권인 이 책의 실질적 주인공은 케이트. ‘아틀라스’의 능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려면 먼저 마음을 치유해야 한다. 마녀에게서 마을사람들과 동생들을 구하기 위해 케이트가 아프더라도 ‘엄마 아빠가 우릴 정말 사랑했다면 왜 우릴 버렸을까’란 상처 같은 질문과 마주하려는 모습은 눈부시다. “롤러코스터 같은 소설”이란 외국 언론의 평이 맞다.

김성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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