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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 북한에 글로벌 스탠더드 적용하나

1년 사이 세 번씩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속내는 무엇일까. 핵 문제로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고 대남 도발로 인해 남북관계가 경색돼 외화수입이 대폭 줄어든 상태에서 무언가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또 3남 김정은으로의 권력 세습에 대해 중국 측의 적극적 지지를 이끌어냄으로써 대내·대외적으로 정당성을 다지는 것도 중요한 목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방문에서 그런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을까. 중국 측의 변함 없는 특별대우만 보면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긍정적 평가를 내릴 수 없는 측면도 보인다.

 우선 중국 측이 과거와 달리 김정일 행렬에 대한 중국 시민들의 불만 표시를 전혀 통제하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 김정일의 중국 방문 계획을 사전에 우리 측에 통보한 것도 예전과는 달랐다. 정상회담 결과 보도에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신화통신이 드러낸 표현과 강조점의 차이도 주목된다. 예컨대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북·중 우의의 바통을 대대로 전해 내려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으나 신화통신은 아예 이 대목을 빼버렸다. 그 밖에 북·중 경제협력도 지난해부터 강조해온 내용들이 되풀이됐지만 실질적으로는 크게 진척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특히 중국은 북·중 경제협력이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지키며 북측의 일방적인 지원 요구엔 사실상 거의 응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결국 중국은 겉으로는 일반적 국제관례를 넘어 김정일 위원장을 크게 환대하면서도 실질적 문제에서는 깐깐하게 챙길 것은 챙기는 모습이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통해 주요 2개국(G2)의 지위를 갖게 되면서 북한에 대해서도 점차 글로벌 스탠더드를 적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개혁·개방을 통해 체제 모순을 바로잡고 보편적 국제기준에 순응하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 북·중 관계 역시 점차 소원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김정일 위원장도 이번 방문길에 이 같은 점을 느꼈을 것이라고 믿는다. 개혁 없이 북한이 생존할 길은 이제 어느 곳에도 남아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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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