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J 스페셜 - 금요헬스실버] 인공자궁 같은 ‘신생아중환자실’





‘380g의 기적’으로 본 초극소미숙아 치료 세계
보일락말락한 혈관, 0.1㎜ 주사로 …



박원순 삼성서울병원 교수가 19일 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의 특수 인큐베이터에 누워 있는 아기를 살펴보고 있다. NICU는 습도·조명 등을 최대한 어머니의 자궁 속처럼 유지해야 한다. 아래 사진은 치료 중인 조산아를 안고 있는 박 교수의 모습. [김태성 기자]























지난달 알려진 ‘380g 은식이의 기적’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은식이가 입원한 삼성서울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은 체중 1000g 미만인 초극소미숙아들을 가장 많이 살렸다. 2004년 434g 김소망(임신기간 26주4일)양, 2008년 22주3일 만에 태어난 허아영(440g)양도 이곳을 거쳐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이 병원은 임신기간 23~25주 아기의 80~90%를 살린다. 이 병원 박원순(54) NICU 실장의 하루를 좇아 미숙아를 살리는 첨단의료 세계를 들여다봤다.





19일 오전 9시 NICU에 들어서니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실내 온도 26~27도, 습도는 60%. 덥고 습하고 어둡고 고요했다. 50병상이 꽉 찼다. 절반은 1000g 미만의 초극소미숙아들이다.



박 교수는 들어서자마자 전날 밤 입원한 민지(가명)에게 향했다. 이 아이는 임신 22주6일 만에 470g으로 태어났다. 어른 주먹만 하다. 박 교수는 인큐베이터를 열고 민지의 혈관을 찾았다. 배꼽 주위에서 찾다가 잘 안 돼 팔뚝에서 어렵게 찾았다. 팔이라고 해 봤자 어른 손가락 굵기밖에 안 된다. 팔 혈관에 샤프심보다 더 얇은 0.1㎜ 정도의 관을 넣는다. 위장 기능이 미숙한 아기에게 수액을 넣어줄 생명선이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민지의 몸에 살짝 손을 댈 뿐 잡지 않는다. 피부가 아직 덜 형성돼 있어 만지는 것 자체가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어서다. 그래서 피부를 만지는 횟수·시간까지 철저히 기록한다.



 여기서는 상당수 아기가 특수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다. 보통 신생아에게 쓰이는 것보다 산소 주입 빈도가 20배(분당 900회) 많다. 폐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아기들의 심장박동수·호흡수·혈압·체온·산소포화도는 1시간마다 자동으로 기록된다.



 인큐베이터는 보통 것과 다르다. 아기 배에 센서를 부착해 체온에 따라 내부 온도가 자동으로 바뀐다. 민지의 인큐베이터 습도는 95%다. 임신기간 24주 이하 아기는 100%에 가깝게 습도를 높여 수분 손실을 줄인다. 인큐베이터에 커버를 씌워 빛을 차단한다. 박 교수는 “최대한 엄마의 자궁 같은 환경을 조성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팀은 1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줄기세포 임상시험 허가를 받았다. 국내 최초로 탯줄로 만든 줄기세포를 아기의 기도에 투여해 폐 발달을 돕는다. 두 명이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어떤 아이한테는 일산화질소를 주입한다. 독성이 있지만 적정량을 주입하면 폐동맥 고혈압 치료에 효과가 크다.



 초미숙아 심장수술은 난공사 중의 난공사다. 아이의 가슴을 열고 동맥관을 닫는 수술로 초정밀 기술이 필요하다. 손가락 두 개가 들어갈 정도의 공간에서 집도한다. 수술은 흉부외과 의사가 NICU로 와서 한다. 아이를 수술실로 옮기는 과정에서 탈이 날 수 있어서다.



 각종 검사에도 초정밀 기술이 따른다. 아기의 혈액량은 20ml. 여기서 하루에 0.1ml를 뽑아 각종 검사를 한다. 수액이나 항생제를 0.1ml 더 투여할지를 두고 고민하기 일쑤다. 조금만 더 넣어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감염 관리도 꼼꼼하다. 고성능 정화장치인 ‘헤파필터’가 공기를 소독해 공급한다. 의료진은 하루에 50~100번 손을 씻는다.



 박 교수는 “미숙아 담당 의사는 관찰력이 뛰어나야 하지만 아기를 살리겠다는 따뜻한 가슴이 있어야 한다”며 “한 명이라도 치료 결과가 좋지 않으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에겐 주말이 없다. 주말에도 회진을 돌고 30명의 동료 의료진을 다독여야 한다. 365일 NICU에서 살고 있다.



글=박유미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은식이의 기적=지난해 7월 국내 최저 체중인 380g으로 태어난 뒤 9개월여 만에 3.6㎏으로 건강하게 자란 기적의 주인공이다. 미숙아는 출생 체중이 2500g, 임신 37주 미만인 조산아를 말한다. 이 중 1000~1500g은 극소미숙아, 1000g 미만은 초극소미숙아다.



◆박원순 교수는=1982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소아과 전문의가 됐다. 강남차병원 소아과장을 지냈고 미국 남가주대에서 2년간 신생아학을 공부했다. 94년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겼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