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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古今通義 고금통의] 인사정책









현재는 모든 직업을 천직(天職)이라고 하지만 원래는 임금 자리를 뜻했다. 임금의 정치를 하늘의 일을 대신한다는 뜻의 천공(天工)이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금 혼자 다할 수는 없기 때문에 보좌하는 여러 관직을 두면서 천직은 벼슬이란 뜻으로 그 의미가 넓어졌다.



 『서경(書經)』 ‘고요모(皐陶謨)’에는 “모든 관직을 없애지 말아야 한다. 하늘의 일〔天工〕을 사람이 대신하기 때문이다(無曠庶官, 天工人其代之)”라는 말이 나온다. 조선 후기의 개혁정치가였던 백호(白湖) 윤휴(尹鑴)는 ‘공고직장도설(公孤職掌圖說)’에서 “관록(官祿 : 벼슬자리와 녹봉)은 하늘에서 현자(賢者)를 위해 만든 자리인데, 임금은 관록으로 천하의 선비들을 대우하며 천직으로 함께 다스리고, 하늘〔上帝〕을 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벼슬은 천하의 현자를 대접하고 현자들의 포부를 세상에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도구란 뜻이다. 그래서 윤휴는 “사적으로 친하다고 해서 그 자리에 있게 해도 안 되고, 소인을 있게 해서도 안 되고……후척(后戚 : 왕비의 친척)을 있게 해서도 안 된다”라면서 “진실로 그 정상을 잃으면 어지러워지고 또 망한다”고 경고했다.



 벼슬은 하늘의 일을 대신하는 것이기에 인사를 잘못하면 하늘이 재해를 내린다고 믿었다. 조선 초기의 문신 유양춘(柳陽春)은 성종 18년(1487) 음력 5월 16일 고대하던 비가 내리자 ‘희우부(喜雨賦)’를 지으면서 “어찌 아무 일 없이 하늘이 벌을 내리겠는가?/혹 조정에 있는 사흉(四凶 : 네 명의 간신)을 제거하지 못했는가?/인재를 알아보는 것이 어려워서 (발탁에) 유감이 없지 않았는가(不能無遺憾於知人之難)”라고 읊었다. 임금이 간신을 중용하거나 인재 발탁에 소홀하면 재해가 온다는 뜻이다. 그래서 조선 초기 학자 권근(權近·1352~1409)은 ‘남행록(南行錄)’에서 “공과 환을 유배 보내니 민심이 복종하고/기와 설을 등용하니 세도가 태평해졌네(工驩流放民心服/夔契登庸世道平)”라고 읊었다. 공과 환은 간신의 대명사였던 사흉 중 공공(共工)과 환도(驩兜)를 뜻하는데, 4흉 같은 간신을 제거하고 현인인 기와 설을 등용해 농사와 교육을 일으키자 민심이 승복하고 세상이 태평해졌다는 것이다. 5개 부처 장관 청문회에 대해 민심은 무관심이다. 이 정부의 인재정책에 기대 자체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 무관심이 선거 때면 분노로 표출됨을 거듭 확인하고도 감동 없는 인사를 계속하는 속내가 궁금하다.



이덕일 역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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