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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내려갔을 것” “차익 대부분 주유소로”

“프로선수가 구단을 옮기려 하더라도 종전 소속 구단의 동의가 없으면 이적을 제한하기로 한 것과 비슷하다.”



[스페셜 리포트] ‘담합 없었다면’ 놓고도 시각차

 이번 담합조사를 진두 지휘한 신영선 시장감시국장은 정유사들의 ‘원적 관리’ 담합의 성격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는 흔히 벌어지는 ‘가격 담합’이 아니라 이른바 ‘거래 상대방 제한’에 해당한다. 정유사들 간에 주유소 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주유소에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보다 적당히 시장을 나눠먹기 위해 시장 분할 카르텔이 형성됐다는 얘기다. 2000년 당시 석유 수입사의 시장 진입, 복수상표 표시제 도입 등으로 시장환경이 급변한 게 이런 담합을 만들게 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1차 피해자는 주유소다. 물론 소비자들도 간접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공정위의 주장이다. 신 국장은 “만약 담합이 없었다면 정유사들이 주유소 확보를 위해 더 싸게 기름을 공급했을 것이고 결국 소비자가격도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은 개별 주유소의 판매량과 거래조건을 감안해 개별 할인율을 적용해 결정된다. 그런데 원적 관리 담합으로 주유소의 정유사 선택 기회가 원천 봉쇄되면서 실거래가격이 낮아질 여지가 줄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담합으로 생긴 장악력을 바탕으로 정유사들이 서로 합의하에 소속 주유소들을 맞교환하거나 ‘삼각 트레이드’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번 제재로 정유사와 주유소 간 수직계열화 구조가 깨지고 이것이 결국 장기적으로 기름값 인하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유사 제재로 기름값이 더 내려갈 것으로 기대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유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 같은 담합은 애초 성립이 불가능하거니와 설사 담합이 이뤄졌더라도 소비자의 피해는 미미할 것이란 입장이다. SK 관계자는 “자영 주유소는 구조적으로 독립적이라 정유사 마음대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고 합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주유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정유사들은 “공급가가 내려갔더라도 그 차익의 대부분은 주유소 몫으로 돌아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정유사들이 기름값을 100원씩 일제히 내렸지만 실제 소비자들의 체감이 낮았던 것도 그래서란 것이다. 따라서 공정위가 소비자 피해 규모를 넓게 보고 과징금을 산정한 건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그런 만큼 이번 공정위 제재가 앞으로 기름값을 더 낮추는 데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물론 그런 측면도 있지만 실제 50~60원 정도의 인하 효과는 있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담합 공방 과정에서 정유사들의 기름값 인하 조치에 대해 정유사들은 낮게 보고, 정부는 높게 평가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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