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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좌파, 실현 불가능한 꿈만 꿔서야





『보수가 이끌다 … 』 펴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1960~70년대 한국 좌파 운동의 전개와 한계를 분석한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신간 『보수가 이끌다-한국 민주주의의 기원과 미래』에서 시장경제를 무시한 좌파의 반성을 촉구했다. [중앙포토]





신우파(新右派) 운동의 기관지 역할을 하는 ‘시대정신’의 이사장 안병직(75) 서울대 명예교수. 그는 한때 저명한 좌파 이론가였다. 이른바 ‘식민지 반(半)봉건사회론’의 주창자였다. 대한민국을 자본주의화가 덜 된, 강대국의 식민지로 보는 이론이다. 그의 이론이 가장 크게 유행했던 1980년대 중반, 정작 이론의 주창자인 그는 전향을 선택한다. 당장 망할 것이라고 예견했던 대한민국 경제가 오히려 80년대 이후 고도성장하는 모습을 목격하며 자신의 좌파 이념을 폐기한다.











 25일 만난 안 교수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확신하는 듯했다. 여전히 전통적 좌파 이념을 고수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싶어 했다.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위해 좌파의 각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 건강하시죠?



 “5월에 스승의 날이다 뭐다 해서 무리를 해서 그런가 좀 피곤하긴 한데 괜찮습니다.”



 - 안 교수님이 편집한 책이 나왔어요.



 “지난해 9월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가 주최한 비공개 포럼에서 ‘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 좌익운동을 중심으로’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그걸 정리해 낸 겁니다. 『보수가 이끌다-한국 민주주의의 기원과 미래』라는 제목을 달았죠. 민주화운동과 좌익운동에 대한 저의 증언만 실린 게 아니라 다른 분들의 글도 많이 실려 있어요.”



 - 진보 좌파 쪽 인사들의 각성을 촉구하신 것 같습니다.



 “제가 진보 쪽 분들하고 개별적으로 한 1년간 대화를 쭉 해왔어요. 그들은 보수와 진보의 대결을 ‘민주 대 반(反)민주’의 구도로 보는데, 제가 계속 물었죠. 진보 쪽에서 하고 싶은 민주주의의 모델을 내놔보라고 했습니다. 아직 그에 대한 대답을 제대로 들어본 일이 없습니다.”



 신간 『보수가 이끌다-한국 민주주의의 기원과 미래』에는 60~70년대 주요 좌익 사건에 대한 안 교수의 증언이 실려 있다. 인민혁명당·통일혁명당·제2차 인민혁명당·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 사건 등에 대한 직·간접적인 경험을 담았다. 안 교수는 민주화운동이라는 이름 안에 포괄된 좌익 운동을 구분해보려고 했다.



 그는 “표면적으로는 민주화를 내걸었지만 좌익의 핵심 사상은 북한과 같은 인민민주주의나 신(新)민주주의였다. 인민민주주의나 신민주주의는 이름은 민주주의지만 민주주의 실현과는 관계가 없고 비(非)자본주의적 근대화의 길인 인민혁명을 추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좌파가 모두 없어져야 한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존중하는 좌파의 존재는 존중했다. 그가 존중하는 좌파는 유럽에서 실행되고 있는 사회민주주의다. 자유민주주의와 사회민주주의의 경쟁과 협력이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내다봤다.



 - 북한을 추종하는 ‘종북 좌파’가 문제인 듯합니다. 종북 좌파의 뿌리는 어디까지 올라갑니까.



 “뿌리가 깊어요. 종북 좌파로 분류할 수 있는 기본 요건은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전기(前期) 산업사회의 좌파 이념을 고수하는 겁니다. 자본주의는 망한다, 혁명이 가능하다라는 관점인데, 그런 이념은 후기(後期) 산업사회의 좌파인 사회민주주의로 넘어오면서 다 바뀌었죠. 우리는 그게 안 되고 있어요. 종북 좌파의 또 하나의 요건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한다는 겁니다. 세계사적으로 볼 때 진보 쪽의 진로는 사회민주주의밖에 없어요. 그 밖의 좌파 이념은 실현 불가능한 꿈입니다. 좌파가 이 점을 인정할 때 한국의 정치가 선진화될 수 있습니다.”



 -종북 좌파의 뿌리가 통일혁명당으로 올라가는 겁니까.



 “인민혁명당이나 통일혁명당만의 문제가 아니고, 세계사적인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경험(전기 산업사회에서 혁명운동)이 있었다는 것이죠. 본래 제3세계에서 추진한 민주주의는 인민민주주의인데 그것은 한번도 세상에서 실현된 적이 없어요. 시장경제를 전제로 하지 않는 사회주의는 이제 불가능합니다. 오늘날 사회주의라고 하면 서구에서 하고 있는 사회민주주의밖에 없어요. 그렇다면 자유민주주의와 경쟁해서 좋은 사회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지 그건 안 하고, 실현 불가능한 꿈만을 꾸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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