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출판사에 휘둘리는 주례사 비평 심해졌다”





평론집 두 권 한꺼번에 낸 백낙청씨



평론가 백낙청씨가 2006년 이후 쓴 글을 모은 평론집 『문학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 일』(창비)을 냈다. 백씨는 “내 박사학위 전공인 영국 소설가 D H 로런스에 관한 책도 낼 계획”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문학평론가 백낙청(73)씨가 평론집 두 권을 동시에 냈다. 2006년 이후 쓴 한국문학에 대한 평론을 모은 『문학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 일』과 절판 상태인 예전 책 두 권을 합본한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1/인간해방의 논리를 찾아서』(이상 창비)다.



 진보진영 평단의 좌장 격인 백씨는 문학이 개인과 사회를 바꾸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 왔다. ‘시민문학론’ ‘민족문학론’ ‘분단체제론’ 등을 정립해왔다. 시대변화에 따라 문학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문학적 실천을 통해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게 백씨 이론의 골자다. 25일 백씨를 만났다.



 -문학평론의 사회적 역할이라면.



 “문학을 시·소설·희곡 등으로 좁게 볼 필요가 없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전통적으로 좋은 글이면 문학으로 여겼다. 좋은 글을 읽은 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게 문학평론이다. 인문적 교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창작자 중 비평이 자신을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나는 기본적으로 비평이 독자로서 다른 독자에게 자기 생각을 얘기하는 거라고 본다. 동료들과 대화하는 것은 문명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게 활기차게 진행되는 사회가 품위 있고 좋은 사회다.”



 -합본된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1』이 1978년 첫 평론집이었다. 새 평론집에는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5’라는 부제를 붙였다. 변한 점이 있다면.



 “‘민족문학’이라는 단어가 주제목에서 부제목으로 바뀐 게 차이랄까. 첫 평론집을 낼 당시 민족문학은 일종의 정치구호처럼 논쟁적인 가치였다. 당시에는 어떻게든 통일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분단이 여러 요소가 작용한 하나의 체제라는 인식이 부족했다. 그 후 상황이 많이 변했다. 90년대 들어 민족주의라는 말은 훨씬 조심해서 써야 하는 용어가 됐다. 어차피 완전통일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분단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남북화해를 통한 재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시민의 역할도 점진적·단계적 통일을 이뤄내는 데 기여해야 하는 것으로 이동했다고 할 수 있다.”



 -문학이 갈수록 위축되는 상황이다.



 “현실 속에서 문학의 힘이 떨어지는 현상은 진지하게 검토해봐야겠지만 거기에 너무 신경 쓰고 싶지 않다. 힘이 떨어지면 떨어진 대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 거다. 문학은 선전 팜플렛처럼 독자를 움직이는 게 아니다. 문학은 감수성을 바꾸고 언어를 쇄신해 개개인의 삶을 심층적으로 바꾼다. 당장 효과가 드러나거나 효과를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문학은 감동을 느낀 사람 마음 깊은 곳에서 힘을 발휘한다.”



 -친소관계에 따라 작품을 평가하는 주례사 비평이 심각하다.



 “확실히 그런 현상이 심해진 것 같다. 평론가가 출판사의 이해관계에 휘둘린다. 창비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현상은 외국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평론가나 언론 등이 그런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해줘야 한다.”



 -한국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려면.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 것 같다. 작품의 질이나 좋은 번역도 중요하지만 작품을 두고 수준 높은 비평적 담론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노벨상 심사위원들이 관심 가질 거 아닌가. 지역이나 국가에 대한 안배, 운도 작용하는 것 같다. 고은 시인이 아직 못 받아 나도 섭섭하다.”



신준봉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