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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유행의 거리 강남에 엄마손 밥집이 뜨는 이유

서울 청담동, 반포동 서래마을, 신사동 가로수길, 압구정동. 우리나라에서 가장 트렌디한 동네다. 놀고 먹는 것 모두 첨단 유행이 점령한 이 동네에 최근 소박하고 정갈한 밥집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어색해 보이지만 의외로 인기가 많다. 특히 이 트렌디한 동네에 놀러 온 젊은 층이 밥집의 주요 고객이다.



청담동 밥집에서 만난 장동진(31)씨는 “밤에 클럽이나 바에서 놀아도 밥만큼은 집밥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404만으로 전체 가구의 23.3%를 차지하는 시대다. 혼자 살면서 끼니마다 밥 챙겨 먹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혼자 사는 젊은 층이 가는 식당은 두 곳 중 하나다. 일상과 동떨어진 레스토랑이거나 투박한 분위기 속에서 친근한 음식을 먹는 식당. 그런데 강남 번화가에 들어선 밥집은 소박한 밥상도 세련된 분위기에서 내놓는다. 당장 와 닿는 자극적인 맛은 아니었지만 든든히 속을 채우는 편한 맛이다. 강남 한복판에서 엄마가 갓 지은 밥, 할머니가 끓여주던 된장찌개를 먹고 다녔다.



 글=이상은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범스 - 외할머니 양념게장 맛을 내놓다









범스의 간장비빔밥. 외할머니 게장의 양념을 활용해 만들었다.











청담동 범스의 외할머니 게장.











범스벽에 걸린 그림은 형제의 아버지가 직접 그린 것.



훈남 형제가 요리하는 가족적인 곳이다. 조준범(34)·재범(32) 형제의 이름을 따 ‘범스’다. 형은 패션업계에 종사했고, 동생은 증권가에 있었지만 지난해 6월 요리로 의기투합했다. 가장 유명한 건 외할머니 게장. 어린 시절 형제가 경북 포항에 있는 외할머니 댁에 놀러갈 때마다 먹었던 양념게장 레시피를 그대로 전수했다. 과일을 넣어 직접 만든 맛간장으로 양념한다.



 그 양념게장의 간장을 이용한 간장비빔밥도 인기다. 전남 해남산 쌀로 지은 밥에 김가루·양파·파·날계란을 얹고 간장과 참기름을 넣어 비빈다. 소금도 뿌리지 않고 구운 김에 간장비빔밥 한 숟갈 얹어 싸 먹으면, 정말로 집에서 밥을 먹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인테리어도 단단히 신경을 썼다. 레스토랑 벽을 형제의 어린 시절 가족사진으로 도배해 분위기도 푸근하다.



 동생 재범씨는 “요즘 혼자 사는 젊은 사람이 많은데, 이곳에 와서라도 진짜 집처럼 따뜻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가족사진과 함께 알록달록 기하학적인 그림도 몇 점 붙어 있다. 형제 아버지의 작품이다. 외할머니 게장(1마리) 2만5000원, 간장비빔밥 8000원. 서울 청담동. 02-3447-0888.



달식탁 - 어머니가 보내주는 순창 장맛의 힘









가로수길 달식탁의 무채고추장밥.












달식탁엔 말 동상과 구름 닮은 전구가 있다.



간장·고추장·된장…. ‘달식탁’은 모든 메뉴에 장이 들어간다. 전북 순창 고추장 기능보유자 고수자(62)씨가 손수 담근 장을 딸 유지영(38)사장에게 올려 보낸다. 반찬부터 친근하다. 마른 멸치와 고추장, 간장에 조린 알감자와 순창에서 말려 보낸 김부각이 나온다.



 무채 고추장밥을 먹어봤다. 갓 지은 밥에 무채·고추장·들깨가루를 비벼 먹는다. 하도 매워 정신이 바짝 들었다. 유 사장은 “실연당하고 집에 들어와 다리 사이에 양푼을 끼고 고추장 팍팍 더해 비벼 먹는 밥”이라고 소개했다. 고추장찌개와 현미밥, 계절 된장찌개와 현미밥도 인기다. 된장찌개는 제철 채소를 넣어 만드는데 요즘은 냉이를 쓴다. 집에서 먹는 심심한 된장찌개 맛이다.



 인테리어가 세련된 수준을 넘어 살짝 전위예술 분위기마저 풍긴다. 천장에 구름을 상징하는 전구가 가득하고 식탁 사이에는 커다란 말 동상이 놓여 있다. 유 사장은 “옷은 ‘꼼데가르송’(고가의 트렌디한 브랜드)에서 사 입어도 음식은 당당하게 된장찌개를 사 먹는 20∼30대 패션 피플이 주 고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오픈했다. 무채 고추장밥 7000원, 계절 된장찌개와 현미밥 7500원, 순창 고추장찌개와 현미밥 7500원. 서울 신사동. 02-511-9440.



맘 - 주방장 엄마가 해주는 진짜 엄마밥









서래마을 맘 버섯비빔밥.












음식은 소박해도 분위기는 프렌치 레스토랑을 연상시키는 맘.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이 줄줄이 있는 외국인 동네, 반포동 서래마을에 2009년 9월 문을 연 밥집이다. 어머니 김영숙(64)씨가 요리하고 아들 박주환(37)씨가 운영한다. 박씨는 “어렸을 때부터 이 동네에서 살았는데 온통 파스타 집밖에 없는 게 불만이었다”며 “서래마을에도 부담 없는 가정식 한식집 한 개쯤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식당을 열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주방장 어머니의 솜씨 자랑을 늘어놨다.



 “우리 집 메뉴는 모두 어머니가 손님을 초대했을 때 집에서 만들어 주시던 거예요. 어머니는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했고, 평생 네 형제에게 음식을 해주셨어요. 그 정성 그대로 음식이 나옵니다.”



 메뉴 중에서는 버섯비빔밥과 콩나물비빔밥이 인기다. 직접 간 들깨로 국물을 낸 수제비도 있다. 모두 석쇠불고기가 반찬으로 딸려 나온다. 조청을 곁들인 가래떡도 파는데 조청도 손수 만들어서 낸다. 그러나 인테리어만큼은 서래마을의 프렌치 레스토랑 못지않다. 버섯비빔밥·콩나물비빔밥·들깨수제비 모두 점심 5000원, 저녁 7000원. 조청을 곁들인 가래떡은 1만원. 서울 반포동. 02-534-0788.



밥오네키친 - 패밀리 레스토랑의 이색 실험









베니건스 압구정점 2층의 밥오네키친. 강된장과 숯불돼지불고기.












밥오네키친의 탁 트인 인테리어.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 베니건스에서 만든 한식 레스토랑이다. 베니건스 압구정점 건물 2층에 있다. 베니건스 매장은 전국에 24개 있지만, 한식만 다루는 밥오네키친은 서울 논현동밖에 없다. 이명훈(31)부점장은 “강남 일대에서 한식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해 지난해 10월 전국 베니건스 매장 중에서 가장 트렌디한 압구정점에 실험적으로 오픈했다”고 설명했다.



 학동 사거리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통유리창 덕분에 젊은 층이 많이 찾는다. 경기도 이천산 쌀만 쓰고 모든 밥 메뉴에 국이 딸려 나온다. 아욱국·콩나물국·미소장국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인기 메뉴는 야채 쌈밥, 강된장과 숯불돼지불고기다. 다진 소고기와 함께 볶은 밥을 양배추·적배추·케일에 돌돌 만 것이 야채 쌈밥이다. 강된장과 숯불돼지불고기엔 부산에서 가져온 된장을 쓴다. 다진 콩나물과 시금치를 얹은 밥을 강된장에 비벼 반찬으로 나오는 숯불돼지불고기와 함께 먹는다. 매실과 키위에 재워 만든 돼지불고기는 맛이 연하다. 반찬으로 매실 장아찌와 김치가 나온다. 야채 쌈밥 1만2000원, 강된장과 숯불돼지불고기(2인분) 1만6500원. 서울 논현동. 02-517-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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