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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욱의 과학 산책] 혈액검사로 수명 예측한다?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
코메디닷컴 콘텐츠 본부장




“미국 유일의 상업적 텔로미어 분석 서비스, 귀하의 세포의 생물학적 나이를 알려드립니다. 혈액 두 방울(2.7cc)만 보내면 됩니다. 비용 290달러.” 미국의 병리검사 기관 ‘스펙트라셀(SpectraCell Laboratories)’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최근 시작한 영업이다.



텔로미어란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염색체 가닥의 양쪽 끝에 붙어 있는 꼬리다. 체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점점 짧아진다(정자와 난자, 줄기세포, 대부분의 암세포는 그렇지 않다). 그 길이가 너무 짧아지면 세포는 분열을 멈추고 죽는다. 혈액 내 백혈구의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해 세포의 연령, 나아가 당사자의 노화 정도를 판별해 준다는 것이 서비스의 요지다. 실제로 텔로미어가 짧은 노인은 긴 노인에 비해 사망률이 거의 두 배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유타주에서 1980년대 수집한 60세 이상 인물 143명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다. [2003년 2월 의학저널 ‘랜싯( Lancet)’]



이런 연구 등을 근거로 삼은 검사 사업에는 바로 텔로미어 연구로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인물도 뛰어들었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엘리자베스 블랙번 박사다. 그녀가 공동 설립한 ‘텔롬 헬스(Telome Health)’사는 올해 내로 200달러에 일반인 대상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검사의 실효성은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다. 블랙번과 노벨상을 공동 수상한 존스홉킨스대의 캐럴 그라이더 박사가 선봉에 섰다. 그녀는 “텔로미어가 가장 짧은 1%의 사람들은 골수 질환, 폐 섬유증 등에 걸릴 가능성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그 밖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텔로미어 길이가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 알려줄 수 있는 과학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주어진 텔로미어는 20세 청년의 것일 수도, 70세 노인의 것일 수도 있다. DNA 샘플을 보낸다 해도 나로서는 당사자의 나이를 판별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과학 및 건강 위원회(American Council on Science and Health)’도 텔로미어 검사를 “수명 예측, 돌팔이짓인가 아니면 그저 과장에 불과한가?”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비판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같은 검사의 의학적 의미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이런 유형의 연구가 크게 발전했을 때 벌어질 상황이다. 결혼이나 취직을 할 때 유전자 검사를 요구받게 되지 않을까? 그 결과에 따라 차별을 당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코메디닷컴 콘텐츠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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