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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IT산업, 다시 신발끈 조여매자







신강근
미국 미시간대학 석좌교수
컴퓨터공학




지난 30여 년간 인터넷 네트워킹 기반의 정보기술(IT)혁명이 우리의 삶 곳곳에 영향을 미쳐 왔음을 경험하고 또 목격해 왔다. 역사학자들이 평가하겠지만 이 IT혁명은 1700년대 영국의 산업혁명보다 수백 배의 파급 효과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전 세계 모든 사람과 국경 없는 통신과 협력이 가능해졌고, 빠르고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든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IT기술이 사생활 침해, 비윤리적이거나 불법적 목적 혹은 대량파괴무기 생산에 오·남용되기도 했다는 어두운 면도 있다.



 한국은 1970~80년대에 농업 중심 사회에서 공업 중심 사회로, 20세기에는 IT 산업으로 매우 큰 변화를 겪어 왔다. 한국전쟁 이후 폐허에서 한국 사회가 역동적으로 일어서기 시작했던 70년대 유학을 갔다가 11년 후인 1985년 비행기가 김포공항에 착륙할 때 가슴 벅찼던 기억은 지금도 새롭다. 수많은 고층빌딩과 자동차들로 가득 찬 거리를 비롯해 공장·사무실 등이 필자에겐 감동으로 다가왔다. 대학도 강의실·실험실·연구실이 몰라보게 달라졌고, 대학원 교육 프로그램들도 모양새를 갖춰 가고 있었다. 현재 한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됐다. 지칠 줄 모르고 열심히 일하는 국민, 정부와 기업이 주도하는 집중적 투자, 그리고 열정과 의지를 갖춘 과학기술 인재들이 이러한 기적을 만들어 냈다고 본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계속 이렇게 눈부신 발전을 지속할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플래시 메모리), 평면 패널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철강, 조선, 자동차, 그리고 가전제품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한국의 산업과 경제를 이제까지 매우 잘 이끌어 왔지만, 이 분야는 중국 등 경쟁국들이 비교적 쉽게 따라잡을 수도 있고 혹은 가까운 미래에 오히려 한국을 앞설 수도 있다.



 그렇다면 기술적 우위와 지속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선 무슨 준비를 해야 하나. 선택된 분야들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조정 및 집중하고 필요한 선진 기술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는 전략을 다시 한번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임베디드 시스템이 휴대전화(특히 스마트폰)를 매개로 가전제품과 네트워크, 지하철과 항공기, 그리고 전기와 수도 등 공공 서비스의 생산과 분배를 위한 제어 등 거의 모든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분야는 이미 첨예한 글로벌 경쟁의 전장(戰場)이 되어 왔다. 여기서 성공의 열쇠는 각종 장치 간의 조정, 사용자 인터페이스, 그리고 비용 최적화다. 또한 많은 컴퓨터 공학자들은 현재 고성능 프로세서, 시스템 소프트웨어, 대규모 검색엔진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것들은 하드웨어 단말 제품과는 달리 다양한 기술들이 필요하고 이들의 통합이 요구되는 ‘시스템’ 혹은 ‘시스템들의 시스템’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특징은 개발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모방하기도 매우 어려우나 향후 큰 이익이 창출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제까지 한국의 성공 방식과는 다르게 여기에는 지름길이 존재하지 않는다. 최적 분야를 선정하고 R&D 계획을 수립하며 필요한 인력을 육성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지속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어쩌면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 전혀 다른 장기간의 비전과 인내를 필요로 한다. 가까운 미래에 한국판 고성능 프로세서에서의 ‘한국판 인텔’, 시스템 소프트웨어에서의 ‘한국판 마이크로소프트’, 검색엔진에서의 ‘한국판 구글’이 나와야 한다. 이번 6월 초 지식경제 R&D 전략기획단이 주관하는 글로벌 R&D 포럼은 이런 전략과 방향에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신강근 미국 미시간대학 석좌교수 컴퓨터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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