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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값 등록금 실현 위해 넘어야 할 산 많다

여당이 대학 등록금 인하 정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반값 등록금’ 정책을 정부 출범 뒤 유야무야했다가 재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그제 “쇄신의 핵심이 등록금 문제”라며 “등록금 부담을 최소한 반값으로 줄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방안까지 제시한 건 아니어서 현실성 여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그러나 4·27 재·보선 이후 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민심 수습을 위한 첫 번째 친(親)서민 지원 정책으로 등록금 카드를 꺼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우리 대학의 등록금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미국에 이어 2위로 비싼 편이다. 지난해 등록금이 5년 전에 비해 국립대는 30.2%, 사립대는 25.3% 뛰면서 한 해 등록금 1000만원 시대를 맞았다. 서민은 물론이고 중산층이라도 자녀 둘을 대학에 보내려면 빚을 얻어야 할 판이다. 학생들은 등록금을 벌기 위한 ‘알바’에 매달려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거나, 제때 졸업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비싼 등록금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마저 나오는 현실이다. 정치권이 등록금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반값 등록금으로 이 문제를 풀려면 국민 세금이 들어간다. 황 원내대표의 “등록금 지원은 국민의 결단이 필요한 문제”라는 인식은 그래서 당연하다. 문제는 그렇게 중요한 등록금 정책을 충분한 논의 없이 불쑥 꺼낸 모양새여서 혼선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물론이고 당내 전문가들과도 별 논의 없이 당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했다. 이래선 국민의 공감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제부터라도 당·정·청이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등록금 지원에 필요한 재원 확보가 시급한 과제다. 소득 중하위 계층 자녀에 대해 등록금의 최대 50%까지 지원하려면 2조원 가량이 필요하다는 게 한나라당 추산이다. 한나라당은 감세 정책 철회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그러나 감세 철회가 곧 세수 확대는 아닌 데다 다른 부문과의 형평성 시비로 재원 마련이 여의치 않을 수도 있다. 구체적 재원 확보 방안부터 마련하는 게 올바른 수순이다.



 등록금 지원이 대학 경쟁력 제고에 역행하지 않도록 운영 방향을 제대로 잡는 일도 중요하다. 2018년 이후엔 고졸자보다 대학 정원이 많아져 학생을 못 채우는 부실 대학이 속출하게 된다. 대학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반값 등록금은 자칫 부실 대학을 연명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등록금 직접 지원을 확대하면서도 부실 대학을 제외한 우수 대학에 재정 지원을 집중해 등록금 인하를 유도하는 방식의 대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반값 등록금 정책이 현실성을 갖추지 못하면 선거를 앞둔 포퓰리즘이란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한나라당과 정부는 이번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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