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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설계, 성수대교 붕괴 때문에…" 비화











개항한지 10년된 인천국제공항은 6년 연속 국제공항협의회(ACI)로부터 세계 최우수 공항에 선정된 ‘명품’ 건물이다. 건축에 관한 한국의 인상을 확바꿔 놓은 건축물이기도 하다.



우리 정부가 인천공항을 지으려 마음먹었을 당시 한국은 첨단건축의 총아인 공항 건축에 관한 한 변방국이었다. 비행기나 여객, 화물의 동선 조차 고리타분하기 짝이 없었다. 그저 싣고, 날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출발부터 동북아허브공항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려면 세계적인 공항의 운용시스템 등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었다. 한국의 정부 관계자와 공항 전문가들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 영국 런던의 히드로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을 뻔질나게 찾은 이유다. 그런데 지금은 이들 공항 관계자들이 인천공항을 찾아와 리모델링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유쾌한 대역전극이다.



세계 건축계에서도 대반전이 일어났다. 인천공항 제3단계 확장공사로 최근 제2여객터미널 설계를 공모했는데,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대거 몰려왔다. 처음 인천공항 설계자를 찾을 때는 이렇지 않았다. 세계적인 건축설계자들은 인천에 멋진 공항을 지어봐야 세계적인 주목을 받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공모전에는 세계 최대의 건축 전문회사인 미국의 겐슬러(Gensler)와 영국 건축의 대가 그림셔(Grimshaw), ‘현대 건축의 불가사의’인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호텔를 설계한 캐나다의 모쉐 사프디(Moshe Safdie) 등 내로라하는 건축가와 설계회사 9개 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년 전 이 건물을 설계했던 미국의 커티스 펜트레스(Curtis Fentress)도 다시 공모에 참여한다. 그는 미국의 덴버 국제공항, 새너제이 국제공항, 새 LA 국제공항 등을 설계한 공항 설계 전문가다.



펜트레스는 “인천공항은 명실공히 세계 공항 디자인의 교과서가 됐다”며 “최근 새너제이·시애틀 국제공항을 디자인할 때도 인천공항같이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펜트레스는 인천공항 설계의 비화를 털어놨다. “1992년 공모안이 당선됐는데, 94년 성수대교가 붕괴되면서 설계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유례없는 대형참사로 안전문제가 화두에 오르면서 정부가 ‘성수대교에 사용된 트러스 구조 대신 다른 구조로 변경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어이없는 일이었지만 그는 받아들였다. 그리고 장시간의 설계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의 인천공항을 탄생시켰다. 설계변경에 3년이 걸렸다.



인천공항의 메인 터미널 지붕구조를 바꿨다. 탑승동 지붕 위에 기둥을 세워 케이블을 늘어뜨렸던 ‘사장교’의 모습도 사라졌다(아래 사진 참조). 95년 우여곡절 끝에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설계가 완성됐고, 96년 착공해 2000년 12월에 완공됐다. 8년 4개월 동안 7조8079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됐다. 펜트레스는 “설계 당시 한옥에서 따온 부드러운 처마선을 보고 감동했다”며 “공항 버스정류장과 지붕, 주차장에도 처마선(線)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설계한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아름다운 건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쌍용건설의 초청으로 방한한 모쉐 사프디도 처마와 같은 한국적인 것을 고려한 제2여객터미널 설계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천공항은 과거 서울의 관문인 동대문이나 남대문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한국만의 냄새가 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승객들이 공항에 왔을 때 ‘한국으로 들어가는구나’ 라는 느낌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설계구상안을 제시했다.



한편, 인천공항 확장 계획은 2020년까지 4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현재 2단계까지 완공됐다. 제3단계 확장공사인 제2여객터미널의 설계 공모는 6월 7일에 마감한다. 3단계 사업에는 4조 386억원이 투입된다.



심영규 기자 s09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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