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3분간 차차차 한 번 추면 400m 달리는 효과 있어요





의사들이 말하는 ‘춤으로 건강 지키기’



춤만큼 즐거움과 건강 효과를 동시에 주는 운동이 있을까. 산부인과 전문의 엄주명(60왼쪽)씨가 아마추어댄서와 춤을 추고 있다. [사진=프리랜서 신승철]



‘춤바람 난(?) 의사’들이 모였다. 살사·차차차·왈츠는 기본이다. 무려 10종목의 댄스스포츠를 마스터했다. 스트레스 해소나 레저스포츠 용도로만 춤을 배우고 즐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들에겐 춤도 어엿한 의학 연구이자 임상시험이다. 댄스로 건강을 지키고 임상 효과까지 검증하는 의사들의 모임, ‘한국임상댄스치료학회’ 이야기다.



지난 15일 오후 1시, 서울 그랜드 힐튼 호텔. 120평 규모의 홀 중앙에 설치된 댄스 플로어에서 춤 잔치가 벌어졌다. 나비 넥타이로 한껏 멋을 낸 양지냇가요양병원 양형식(58) 원장이 능수능란한 몸 동작으로 살사를 춘다. 춤곡은 라틴 가수 리키 마틴의 ‘리빙 라 비다 로카(Livin’ La Vida Loca)’. 그의 부인 송미라(58)씨 역시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우아한 몸짓으로 남편의 춤사위에 맞춰 스텝을 밟았다. 댄스 타임이 끝나자 양형식씨를 좌장으로 학술대회가 시작됐다. 오후 1시에 시작된 학술대회는 6시까지 이어졌다. 20분 논문 발표, 40분 댄스타임이 반복됐다. 조희준(내과전문의)·이은지(가정의학과 전문의)씨가 속한 앨리스(Allis)팀의 벨리댄스, 그리고 변성환(외과전문의)씨의 살사 레슨이 이어졌다.





‘댄스치료’ 연구 … 건강효과도 직접 체험



댄스가 건강스포츠로 거듭나고 있다. 1980년대 이전까지 지르박·블루스로 대표되던 카바레식 춤은 옛말이다. 이제 ‘댄스스포츠’라는 이름으로 국민 건강을 지키는 생활체육으로 떠올랐다. 국민생활체육회에 따르면 국내 댄스스포츠 인구는 약 800만 명에 이른다. 약 400만 명으로 추산되는 골프 인구의 2배다. 건강을 위해 춤을 배우고 추는 시대가 됐다.



의사들이 춤을 배우고 연구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한국임상댄스치료학회 총무이사인 김현식여성병원 김현식(55)원장은 “3분간 차차차를 추면 400m 운동장 한 바퀴를 달리는 효과가 있다”며 “춤을 즐기다가 건강 효과를 알게 된 각 분야의 의사들이 하나 둘 모여 춤을 추면서 춤의 건강 효과까지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회의 부회장인 내과전문의 양형식씨는 “춤이 인생 2모작을 가능하게 했다”며 춤 예찬론을 펼쳤다. 지난 2007년 백혈병 진단을 받은 양씨는 조혈모세포이식 수술을 받고 1년 동안 항암치료를 받았다. 계속되는 병 수발에 아내 송미라씨는 우울증 증세까지 나타났다. 이때 이들 부부에게 힘을 준 게 ‘댄스’였다.



 양씨는 “ 힘들 때일수록 즐거운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내와 함께 댄스 모임에 나갔다”고 말했다. 특히 동그란 원을 만들어 추는 빈 왈츠가 회복제가 됐다. 그는 “여러 사람과 함께 손을 잡고 인사를 하며 춤을 추면 위축됐던 나를 그대로 드러내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송씨는 “ 갱년기 우울증까지 겹쳐 힘들었지만 댄스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48세 내과 전문의 “벨리댄스로 49㎏ 유지”



엄주명산부인과 엄주명(60)원장은 댄스스포츠 덕분에 젊음을 되찾았다. 먼저 기억력이 좋아졌다. 엄씨는 “살사·왈츠·탱고 음악에 맞춰 동작과 스텝을 외우다 보니 일상생활에서도 건망증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댄스 동작뿐 아니라 대중가요부터 전문 댄스음악까지 다 외울 정도다. 어떤 음악이 나와도 자연스럽게 리듬을 탄다. 그는 “춤을 추니 균형감각이 생기고 자세도 좋아졌다”며 “동안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조희준내과의원 조희준(48)원장은 여성 벨리댄스팀인 ‘앨리스’의 큰언니다. 5년 전 벨리댄스를 시작해 요즘은 한 달에 한 번꼴로 백화점·대학교 행사에서 공연을 한다. 조씨는 “균형 잡힌 몸매와 날씬한 체형을 유지하고 싶은 여성들에게 권하고 싶은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춤은 여성이 평소 잘 쓰지 않는 골반·허리·팔 등의 근육을 사용해 날씬한 체형을 만들어준다. 조씨는 벨리댄스를 시작한 이후로 1m62㎝, 49㎏(44~55) 사이즈를 유지하고 있다.












46세 외과 전문의, 댄스 책까지 출간



건강을 위해 필사적으로 댄스에 매달린 의사도 있다. 한사랑아산병원 변성환(46)원장은 7년 전 몸무게가 90㎏에 육박했다. 밤낮없이 응급실에서 근무하다 보니 체력을 관리할 틈이 없었다. 몸을 움직이기가 힘들 정도가 되자 동료가 권유한 살사댄스가 떠올랐다. 다른 운동은 재미를 못 느꼈지만 댄스는 신바람이 났다. 양치질을 할 때나 진료 중에도 댄서처럼 몸을 움직였다. 학원에 나갈 시간이 없어 살사 동영상을 보며 춤을 배웠다. 그의 현재 체중은 71㎏이다. 『신나게 배우는 살사댄스』라는 책까지 출간하며 춤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한국임상댄스치료학회는 환자에게 ‘춤 치료’를 처방하는 날이 올 것을 ‘확신’한다. 한창환(56) 회장은 “건강 증진뿐 아니라 정형외과·스포츠·재활·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춤 치료가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춤을 통한 뇌 전달 물질과 뇌파의 변화 등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장치선 기자

사진=프리랜서 신승철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