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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유도 위한 담뱃값 인상 급진적·점진적, 어떤 게 나을까




담배는 중독성이 강하다. 국내 설문결과 약 50%가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 감소에 효과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선진국들도 흡연율을 잡기 위해 담뱃값을 올리고 있다. [중앙포토]

담배는 세계인의 보건을 위협하는 ‘공공의 적’이다. 각 나라와 세계보건기구(WHO)는 수십 년 전부터 흡연과의 전쟁을 선포, 다양한 금연정책을 펴고 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결과 가장 효과적인 금연정책으로 담뱃값(세금) 인상을 찾았다. 담뱃값 인상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일시에 담뱃값을 확 올리는 ‘택스 에스컬레이터(tax escalator)제’와 물가인상분을 반영해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CPI(Consumer Price Index) 연동제’다. 둘 중 흡연율을 낮추는 데 더 효과 있는 정책은 뭘까. ‘금연 후진국 오명 벗자!’ 두 번째 주제는 ‘해외사례로 본 흡연율 낮추는 담뱃값 정책’이다.


담배는 중독성 강해 ‘충격요법’ 필요

많은 금연전문가와 경제학자는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선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담배가격을 일시에 큰 폭으로 올리거나 1년에 수차례 인상해 소비를 감소시키는 ‘택스 에스컬레이터(tax escalator)제’다.

 고려대 경제학과 김원년 교수는 “담배는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가격을 급격하게 인상해야 흡연율을 낮출 수 있다. 흡연자 천국인 프랑스는 2000년 중반 1년에도 수차례에 걸쳐 대폭 담뱃값을 인상해 흡연율을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갑자기 담뱃값을 올려 흡연율을 떨어뜨린 국가 중 하나가 미국이다. 미국의 담배 세금은 국가에서 부과하는 연방세와 주정부가 부과하는 지방세로 나뉜다. 담배에 부과되는 연방세는 1970년 8센트에서 2007년 39센트로 인상된 것이 전부다. 미국에서 실질적인 담배가격을 결정짓는 요소는 지방세다.

 특히 뉴욕주와 로드아일랜드주는 급격한 지방세 인상을 통해 흡연율 하락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뉴욕은 1999년부터 2009년 세 차례 인상을 통해 담배 세금을 1.11달러에서 2.75달러로 2.5배 인상했다. 그 결과 흡연율이 21.9%에서 18%로 떨어졌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매년 30~40%에 이르는 담배세금 인상을 감행한 로드아일랜드주도 흡연율을 20% 이하로 낮췄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캐나다도 2000년대 들어 대폭적으로 연방세 20% 중반이던 흡연율을 17.5%로 낮췄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서홍관 회장(국립암센터)은 “한 번에 많이 담뱃값을 올리면 재흡연율과 청소년 흡연율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급격한 담뱃값 인상은 부작용도 있다. 영국은 1990년대 초부터 담뱃세를 인상했다. 2000년까지 매년 급격한 세금인상을 추진해 담배가격이 90% 이상 올랐다. 그러나 높은 담뱃값 탓에 불법 담배 밀수입이 급증했다. 흡연자의 21%가 밀수 담배를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암연구소는 밀수 담배로 연간 4000명의 흡연자가 조기 사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밀수 담배가 사라지면 흡연율을 5~8%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2005년 2월 세금을 한 번에 20% 인상한 싱가포르도 2004년 13만2300갑이었던 밀수 담배가 인상 직후인 2005년 35만7200갑으로 세 배 증가했다.





“조금씩 인상하면 흡연율 요요현상” 주장도

반면 물가상승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담뱃값을 인상해 흡연율을 잡은 국가도 있다. 호주가 대표적이다. 1983년 담배가격과 물가지수를 연동한 CPI(Consumer Price Index) 가격정책을 도입해 흡연율을 떨어뜨리는 데 성공했다.

 CPI연동 가격정책 이전에는 3~5년마다 한 번씩 계단식으로 급격히 담뱃세를 인상했다. 하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호주는 1999년 이후 매년 2월과 8월, CPI연동제에 따라 물가인상분만큼 담뱃세를 올렸다. 호주에서 3년마다 실시하는 흡연율 조사에 따르면 1998년 21.8%에서 2007년 16.6%로 감소했다. 담배시장 규모도 1999년 275억 개비에서 2009년 227억 개비로 약 17% 축소됐다. 호주 정부는 CPI연동 담배가격 정책을 유지해 2018년까지 흡연율을 10% 이하로 감소시킨다는 계획이다.

 세계보건기구는 2010년 발간한 ‘담배세금정책에 관한 지침서’에서 물가인상을 적용해 자동적으로 세금을 올리는 정책이 지속적으로 흡연율을 하락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언급하며 성공적인 사례로 호주의 예를 들었다.

 단국대 무역학과 김성순 교수는 “물가상승을 고려한 CPI연동 가격정책은 체계적·안정적·전략적으로 담배 소비를 억제하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밀수 담배로 홍역을 앓았던 영국도 2002년부터 CPI연동 담배가격 정책으로 갈아타며 흡연율을 잡았다. 28%에서 정체한 흡연율이 22%까지 하락했다. 매년 1월 물가와 연동해 담뱃세를 올리는 뉴질랜드도 마찬가지다.

 충북대 경제학과 임병인 교수는 “급격한 담뱃값 인상은 분명히 단기 효과는 있겠지만 지속가능성이라는 부분은 담보할 수 없다”며 “하지만 CPI연동제는 흡연율 하락 효과를 물가가 오를 때마다 지속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담뱃값을 조금씩 올리면 흡연율이 요요현상처럼 다시 높아진다는 주장도 있다. 고려대 김원년 교수는 “급격하게 담배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금연했던 사람이 수개월 뒤 다시 흡연을 하게 된다는 보고가 많다”고 말했다.

황운하 기자

‘택스 에스컬레이터(tax escalator)제’와 ‘CPI(Consumer Price Index) 연동제’=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담뱃값을 올리는 정책이다. 영국에서 시작한 택스 에스컬레이터는 필요에 따라 1년에도 수차례에 걸쳐 담뱃값을 대폭 올린다. 순간적으로 흡연율을 뚝 떨어뜨리는데 효과적이지만 밀수입 담배가 느는 부작용이 있다. CPI 연동제는 물가인상분을 반영해 점진적으로 인상한다. 흡연자가 느끼는 충격파와 부작용은 적지만 흡연율을 잡기에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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