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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중국 경제의 ‘3황’




한우덕
중국연구소 부장대우


중국 광둥(廣東) 둥관(東莞)에 자리 잡은 화커(華科)전자. 이달 초 이 회사에 시 정부의 긴급 통지가 전달됐다.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 전기선 4개 중 1개를 차단하겠다’는 통보였다. 가동을 4분의 1로 줄이라는 얘기였다. 류화치(劉華奇·유화기) 공장장은 전화 통화에서 “여름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제한 송전이라니 불길한 느낌이 든다”며 한숨을 쉰다. 올여름을 어떻게 넘길지 일손이 잡히지 않는단다.

 화커는 전자업종이기에 그나마 나은 편이다. 주변 임가공 업체들은 ‘개사정삼(開四停三)’ 처분을 받아야 했다. 일주일에 4일만 전기를 공급하고 나머지 3일은 아예 끊겠다는 통보다. 저장(浙江)·장쑤(江蘇)·후난(湖南)·후베이(湖北) 등 중부지역은 더 심각하다. 이미 4월부터 제한 송전에 들어갔다. 기업인들은 ‘올여름 장사 다 했다’고 허탈해 한다. 중남부 지역의 ‘전황(電荒·전력 난)’이 해당 지역 기업인들의 속을 까맣게 태우고 있는 것이다.

 물도 문제다. 중부 지역은 지금 가뭄으로 타들어 가고 있다. 10년 만의 최악이다. 물 많기로 유명한 양쯔(揚子)강 주변 도시인 이창(宜昌)조차 수도꼭지가 말라가고 있다. 공업 용수를 바라는 것은 사치일 정도다. 이 같은 ‘수황(水荒·물부족)’ 현상은 전국적으로 만성화된 고질이다. 655개 주요 도시 중 400개 도시가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절반은 수돗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땅이 넓고 풍족하다는 ‘지대물박(地大物博)의 나라’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이기에 더욱 믿어지지 않는다.

 노동자도 부족하다. 예년의 경우 연초 구인난이 있긴 했지만 설 명절이 끝나고 3월로 들어서면 해소됐었다. 하지만 올해는 광둥·상하이 등을 중심으로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농촌 출신 노동자들의 도시행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일을 꺼리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용공황(用工荒·노동자 부족)’ 문제는 갈수록 심해질 전망이다. 상하이 근교에서 의류공장을 운영하는 이태훈 사장은 “재봉틀을 절반밖에 돌리지 못한다”며 “거리에 나가면 많고 많은 게 사람인데 정작 일할 젊은이를 찾으면 없다”고 하소연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3황(三荒, 전력·물·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고속성장의 후폭풍이다. 중국의 보유 자원은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맞추기에 턱없이 모자란다. 세계 각지를 돌며 자원사냥에 나서고 있지만 공급은 항상 부족하다. 소황제(小皇帝)로 큰 젊은이들은 ‘임금은 달라는 대로 줄 테니 와서 일만 해달라’고 애걸해도 돌아보지 않는다. 세계 공장은 그렇게 기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세계 제2위 경제대국으로 오른 중국의 위용은 휘황찬란하다. 그러나 바로 그 옆에는 언제든지 성장 엔진을 멈추게 할 독소도 함께 자라고 있다. 여름을 앞두고 위기의 실체가 더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그 여파는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미칠 수밖에 없다. 중국의 ‘3황 경제’를 결코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한우덕 중국연구소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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