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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기업 파행 인사, 대통령이 결단해야

공기업은 주인이 없다고 한다. 틀린 말이다. 국민이 주인이다. 국민을 대신해 정부가 그 권한을 행사할 뿐이다. 그런데 공무원이 국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자신이 속한 조직을 위해 공기업을 이용한다. 이른바 낙하산이다. 산하 공기업에 퇴임하는 간부를 내려보내는 것이 관행이 된 지 오래다. 공무원이라고 무조건 막을 필요는 없다. 능력과 사명의식을 겸비한 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보다는 정치 성향이 짙은 공무원이 그런 자리를 꿰차고 나간다.



 낙하산 인사는 방만경영으로 이어지고 이것은 곧 세금의 낭비를 의미한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게 공모제다. 민간에게도 문호를 넓혀 최적임자를 뽑는다고 했지만 될 사람을 정해 놓고 쇼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임원추천위원회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있지만 역시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 정권이 특정인에게 자리를 주겠다고 마음 먹으면 그렇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공기업 상임 감사의 경우 83%가 정치인과 관료 출신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보수는 많은 반면 하는 일은 별로 없다. 이러니 이런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아귀다툼을 한다. 하는 일이 없으면 월급을 깎아야 하고, 일을 잘못했을 때에는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조직에 손해를 입힌 경우 금전적 배상도 요구해야 한다. 공기업을 맡았다가 후회하는 경우를 보여줘야 한다.



 공공기관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곳이 기획재정부다.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지낸 박재완씨가 다음 주 청문회를 마치는 대로 그 수장을 맡는다. 이 정부에서 공공부문 개혁을 설계했다는 그는 “경영진을 제대로 고르는 것이 공기업 개혁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이런 사람이 기재부 장관을 맡으면 문제가 나아질까. 지금처럼 청와대와 정치권이 개입하는 한 가능성은 작다. 정권의 임기가 2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막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넘치고 있다. 이들을 외면하는 건 실로 어려운 일이다. 대통령이 단안을 내려야 한다. 금단(禁斷)증세가 보통이 아닐 것이다. 누구도 하기 어려운 일을 했을 때 세상은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이명박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공기업 파행 인사만 막아내도 역사에 길이 남는 지도자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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