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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世說)] 예술교과 집중이수제 적절하지 않다







이홍수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음악교육학




새 학기를 시작한 지 석 달째인 지금 교과집중이수제 때문에 적잖은 교사들이 자괴감에 빠져 있다. 이 제도가 ‘이수 교과의 수를 줄이면 학습부담과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제에서 비롯됐지만, 실제로는 지식 중심의 몇몇 교과에 대한 학습부담과 사교육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그 밖의 교과들은 위축되거나 비정상적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1년 동안 이수하던 과목을 한 학기에 몰아 배정해 내용체계와 연속성이 무너지는 경우, 주 1~2시간씩 3년 동안 지속적으로 경험하고 학습해야 할 과목을 주 4시간씩 1년에 배정해 수업을 단기화함으로써 경험의 질과 학습 성과를 저하시키는 경우 등 불합리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학습부담과 사교육 문제’는 교육과정에 제시되는 교과별 지도내용의 양적 조정과 교과서의 질적 향상에서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마침 교육당국이 교육과정 개정과 교과서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니 지금이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 전반의 개선을 시도하는 데 적절한 시점이기도 하다.



 제1차 교육과정 이래 각 교과의 지도내용은 계속 확장돼 왔다. 그러나 지금은 잡다한 지식정보를 가르치고 주입해야 할 시대가 아니다. 기본과 원리를 파악하고 다양하게 경험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따라서 교육과정 개정은 교과마다 학문적 기본과 원리를 중심으로 최소량의 내용을 선정하고, 그것을 효율적이고 의미 있게 조직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교과목 성격에 따라서는 집중이수제가 효과적인 경우도 있지만 모든 교과목에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예컨대 사회·과학 교과 중 어떤 과목은 특정 학년에 집중 지도하는 게 적합할 수 있다. 그러나 예술 교과목에는 적합하지 않다. 문학·음악·미술 등은 지식 중심 교과목이 아니고, 지식과 기능을 바탕으로 하는 정서와 정신의 교과목이기 때문이다. 만약 중학교에서 음악을 1학년에 주당 4시간씩 이수하게 하고 2·3학년에서 제외해 버린다면 인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현대의 교육에 역행하는 일이다. 어릴 때부터 청소년기까지 지속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예술을 심미적(審美的)으로 경험하면서 기본과 원리를 배우는 기회를 제공할 때 비로소 바르고 아름다운 인간적 품성의 함양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홍수 한국교원대 명예교수·음악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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