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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매각, 산업은행·금융당국·금융지주사 ‘3인 3색’

우리금융지주 매각이 동상이몽(同床異夢)으로 흐르고 있다. 산은금융지주는 우리금융 인수 의지를 공식화하며 금융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당국은 민간 금융지주사들을 끌어들여 국유화·메가뱅크 논란을 잠재우려 한다. 지주사 회장들은 ‘말도 꺼내지 말라’는 분위기다. 한쪽은 끌어들이려 하고, 다른 쪽은 빠져나가려 하는 복잡한 수싸움이다.






가장 솔직한 건 강만수 회장이다. 그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우리금융 매각 재개를 선언한 다음 날인 18일 직접 직원 설명회를 했다. ‘아시아 은행 시장의 개척자’란 제목으로 세 시간에 걸쳐 우리금융 인수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자리였다. 강 회장은 설명회에서 “외환위기 당시 국내 은행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일정 부분 지분을 가진 대형 은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이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예수금 기반이 필요하고, 우리금융과의 통합이 현재로서는 최적의 대안”이라고도 했다. ‘한국 금융의 발전은 물론 산은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우리금융 인수는 필수’라는 논리다.

강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민영화냐 국영화냐의 문제로 보지 말고 외국자본과 토종자본의 문제로 봐달라”는 주문을 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우리금융 인수에 ‘올인’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당국은 곤혹스럽다. “강 회장과 산은지주를 위한 우리금융 매각이냐”는 비판이 거세기 때문이다. 당국은 산은과 여론 사이에서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공자위 발표 뒤 “산은지주는 우리금융 인수를 희망하는 여러 후보자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듣기에 따라 ‘우리금융 매각 시나리오설’을 부정하는 것으로도, ‘산은이 나서는 걸 막지 않겠다’는 말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유효경쟁이 이뤄지지 않으면 매각을 안 할 수 있다”는 민상기 공자위 위원장의 발언도 ‘산은이 나서는 건 좋지만 혼자로는 곤란하다’는 복합적인 의미다.

 당국은 그러나 산은의 기대가 바람직한 매각 방향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 고위 당국자는 17일 산은의 인수 가능성을 묻자 “자산 500조원짜리 국영은행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국유화 논란을 피할 수 없는 산은보다는 민간지주사가 인수하는 게 매각 취지에 맞는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내에선 최근 KB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가 나서길 희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하나금융이 인수할 경우 산은지주와 외환은행의 2차 짝짓기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거론되는 지주사 회장들은 펄쩍 뛰고 있다. 시너지 효과가 의심스럽고 자칫 산은지주를 위한 들러리가 될 인수전엔 발도 들여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20일 “현재까지는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얘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도 “은행 부문은 이만하면 됐다”고 못을 박았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인수전에 참여할지 여부는 차후에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입찰참가의향서(LOI) 접수 마감이 다음 달 29일인 만큼 아직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금융계에선 외환은행 인수 계약 연장을 위해 론스타와 협상 중인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입찰에 진지하게 임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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