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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톤 링’ 부품 하나 때문에 … 자동차업계 올스톱 위기

자동차 엔진 속 작은 부품인 피스톤 링이 국내 완성차 업계의 발목을 잡았다. 이 부품을 만드는 유성기업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현대차 울산공장의 투싼·싼타페·베라크루즈 생산이 중단됐다. 앞서 기아차 카니발은 20일 오후부터 생산이 멈췄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이날 “유성기업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라인이 올스톱될 위기”라고 밝혔다. 소형차 일부를 제외한 쏘나타·K5 등 승용차와 포터 등 상용차 전 차종이 24일 이후 생산차질이 우려된다는 게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내 최대 점유율 유성기업, 노조 불법파업 파장 확산
현대·기아차, 카니발·투싼·싼타페·베라크루즈 생산 중단
“민노총 전략적 파업”에 부품 조달 시스템 문제 노출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성기업에서 공급받는 부품 재고가 충분하지 않아서다. 유성기업이 만드는 피스톤 링, 캠 샤프트(엔진 실린더 밸브를 여닫는 기능) 등은 현대기아차와 한국GM이 사용하는 물량의 70%를 차지한다. 르노삼성차의 경우는 50%, 쌍용차는 20%다. 한국GM 관계자는 “부평·군산·창원 공장에서 필요로 하는 피스톤 링의 70%를 유성기업에서 공급받아 왔다”며 “현재 재고가 1주일 정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SM5에 들어가는 관련 부품이 나흘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쌍용차는 7월 중순까지 부품 재고가 남아 있어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남은 부품을 인기 차종 중심으로 재배분하는 등 생산계획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강철구 이사는 “완성차 업계의 조업중단 사태로 이어질 경우 내수와 수출이 모두 타격을 받을 뿐 아니라 부품산업과 자동차 할부금융 등으로 피해가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주요 부품업체의 파업을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의 노사협상 지렛대로 쓰려는 민주노총의 전략이 깔려 있다는 것이 그중 하나다. 또한 현대차 등 국내차 업계가 채택하고 있는 부품조달 방식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해석도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민주노총이 주요 부품업체의 파업을 현대차 협상용 압박카드로 활용하려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동일본 지진 사태로 타격을 받은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체 사례처럼 부품 하나가 잘못되자 산업 전체가 피해를 보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현대차 등은 재고 관리 부담 등을 이유로 주요 부품을 사실상 실시간으로 부품업체에서 조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재고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지만, 부품 조달에 갑자기 문제가 생길 경우 완성차 출고가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현재 유성기업의 노사가 갈등을 벌이는 핵심 쟁점은 주간연속2교대와 월급제 도입 여부다. 주간연속2교대는 현재 주·야간 10시간씩 하루 20시간 근무하는 방식에서 야간근무를 없애는 대신 주간 8시간, 2교대로 바꾸자는 내용으로 노조가 요구하고 있다. 회사 측에선 근무시간을 줄이는 대신 생산성 향상과 생산라인 조정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노조에서는 임금손실 방지를 위해 시급제인 임금체계를 월급제로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현대차 노조 역시 이 문제를 수년 전부터 쟁점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유성기업 사태는 현대차 노사 문제의 축소판”이라는 말이 나온다. 유성기업은 3월 중순부터 집단조퇴와 잔업·특근 거부로 생산량을 절반 이상 줄였고, 회사 측은 직장폐쇄로 맞서 있다.



 이 와중에 노조원 등 500여 명과 회사 측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면서 사태는 더욱 꼬여 있다. 19일 오전 1시20분 충남 아산시 회사 앞 도로에서 회사가 고용한 용역회사 직원이 차로 노조원 A씨(47) 등 11명을 덮쳐 부상을 입혔다. 또한 직장폐쇄된 공장 안에는 금속노조 관계자 등 100여 명을 포함한 300여 명이 공장을 불법 점거한 상태다. 



김종문 기자



◆피스톤 링=원통형 피스톤 둘레에 반지처럼 끼여 있는 부품이다. 실린더 내부의 폭발 압력을 유지하면서 윤활유를 긁어내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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