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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世說)] ‘부산저축은행’ 한탄 말고는 없는가







김용희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수




부산저축은행의 도덕적 해이는 상식의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 목숨처럼 모은 서민의 재산을 대주주와 경영진은 내 돈처럼, 아니 남의 돈처럼(?) 거침없이 사용했다. 금감원 퇴직 직원을 감사로 임용해 악어와 악어새의 공조를 이뤘다.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자금이 실질적인 견제장치 없이 사용될 수 있는지, 이 사회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작동되지 않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경찰행정은 국가의 최소한의 의무이며 국가 존립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질서유지와 치안목적의 경찰행정뿐만 아니라 국민의 재산권 보장을 위한 금융권의 경찰행정도 국민경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곧 생명과 안전’이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부산은행의 대주주나 경영진이 현재는 대역죄인으로 취급되고 있지만 늘 그래왔듯이 최종 처벌은 솜방망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통장을 잃은 서민들이다. 그냥 하늘을 바라보며 한탄하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 갑자기 당하는 큰 사고가 쓰나미 같은 천재지변이라면 한(恨)은 남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에 의한 것이라면 문제는 다르다. 은닉된 불투명한 구조 속에서 은밀하게 진행되는 제도권·금융권 범죄는 국민적 공분을 자아낸다.



비단 일부 저축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통신사는 휴대전화 요금을 1000억원 이상 정액제로 부당 징수하고, 외교관은 밀수하고, 의사지망생은 고시에서 집단부정을 저지르고, 변호사들은 집단이기주의로 입법로비에 혈안이다. 법과 정의와 신뢰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렇게 사회의 근간이 허물어져가는 연원은 무엇일까. 촛불집회인가, 고소영 인사인가, 오로지 실적에만 집착하는 현 정부의 국정철학일까. 신뢰가 무너진 사회. 혼돈의 사회. 국민들의 불신감 팽배는 현 정부의 관심사가 아닌 듯하다.



아이들 교육이 꾸중이나 회초리로 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보며 자란다.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영리하다. 부산저축은행 사건이 터지고, 온갖 비리가 드러난 이후 감독기관을 질책하는 것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다. 정부가 말보다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때다. 공정성·정당성·합리성.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김용희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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