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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는 자기 성공의 희생자였다”

5·16이 일어난 지 반세기가 흘렀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5·16만큼 논쟁이 이어지는 사건을 찾긴 쉽지 않다. 누군 그걸 ‘구국의 결단’이라 칭송하고, 또 다른 쪽에선 ‘군부 독재의 씨앗을 뿌렸다’고 비난한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좋든 싫든 5·16은 우리 근현대사의 분수령이라는 것이다.

50년 맞은 5·16 조갑제·김호기의 심층 토론

5·16은 수많은 역사적 대사건이 그렇듯 모호성과 이중성을 갖고 있다. 형식상 군사쿠데타였다는 걸 아무도 부인하지 못하지만 그걸 통해 집권한 군부가 1960년대 산업화를 이끌었고, 그로 인해 오늘의 번영이 가능했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부정적 형식이 긍정적 결과를 내포한, 역사의 아이러니다.

정치학자 최장집은 “동기가 선하다고 결과까지 선한 건 아니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떠오른다. 결과가 형편없어도 동기가 순수했다면 비난하지 말아야 하는가. 반대로 형식은 잘못됐더라도 결과가 좋으면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어찌 보면 이상주의 대 현실주의 논쟁 같은 이런 질문은 5·16 평가 과정에서도 수시로 등장한다. 게다가 72년의 10월 유신까지 이어지면 논쟁은 더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된다.

한편에선 “5·16의 동기는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한 것이고 쿠데타라는 형식을 빌렸지만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며 “그걸 기점으로 한국 사회가 근대화의 길을 걷게 됐으니 혁명”이라고 주장한다. 반대편에선 “5·16은 민주정부를 뒤엎는 군사쿠데타의 나쁜 선례를 남겼고, 운명적으로 10월 유신과 박정희의 종신 집권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한다. 무엇이 맞는 주장일까. 쉽게 답하기 어렵다.

그러나 피해 가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이미 반세기가 지났다. 차분한 마음과 냉철한 시각으로 5·16의 공과를 정면에서 마주할 때가 된 것이다. 박정희 전문가인 언론인 조갑제씨와 진보진영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연세대 김호기 교수와의 대담을 마련한 것도 그런 취지에서다. 앞으로 5·16에 대해 훨씬 다양한 연구와 토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대담은 12일 오후 중앙일보사에서 김종혁 중앙SUNDAY 편집국장의 사회로 3시간 동안 진행됐다. 다음은 대담 전문.

▶사회(김종혁)=5·16을 바라보는 세 가지 입장이 있다. 첫째는 5·16은 정상적인 정치질서를 깨뜨린 용납할 수 없는 군사쿠데타라는 주장, 둘째는 대한민국 사회를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게 한 혁명이라는 것, 셋째는 형식은 쿠데타이지만 결과적으론 경제 성장과 번영의 토대를 만들었으니 정당하다는 것 등이다. 각각 어떤 입장인가.

▶조갑제=우리 민족사의 3대 사건이 있다. 신라가 3국을 통일해 최초의 민족국가가 된 것, 이승만의 대한민국 건국, 그리고 5·16이다. 성격은 분명 쿠데타다. 하지만 결과는 혁명이다. 5·16을 통해 대한민국이 본질적으로 달라졌다. 박정희가 주도하고 기업인과 과학자가 따라와 산업화가 됐고, 그걸 통해 민주주의가 기능하게 된 것이다. 어느 나라건 근대화 혁명 과정에서 피를 많이 흘린다. 박정희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이런 변화를 가져왔다. 이승만과 박정희는 민주주의의 파괴자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건설자다.

▶김호기=사실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중요하다. 기본적으로는 쿠데타다. 4월 시민혁명으로 이승만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이동했는데 2공화국이 능력이 있었냐 없었냐, 당시 사회가 혼란했냐 아니냐와 상관없이 군부가 헌정 질서를 중단시켰다는 점에서 그렇다. 혁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영국의 명예혁명, 프랑스대혁명, 미국의 시민혁명처럼 혁명은 주체가 시민이어야 하고 사회구조적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5·16은 사회구조적 변화는 가져왔지만 주체가 군인이었다. 그러나 5·16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변한 건 맞다. 45년 광복이 됐을 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산업화와 민주화였다. 5·16 쿠데타가 박정희 체제를 등장시켰고, 그 체제가 근대화의 한 축을 이루는 산업화를 성취했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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