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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화두는 고령화·고급인재·중국”

현기증 나는 속도로 바뀌는 세상이다. 컴퓨터·인터넷산업이 번성하고 스마트폰에 이어 3D(3차원) TV, 스마트 TV가 안방으로 밀려온다. 줄기세포를 이용해 난치병을 치료하고, 로봇이 수술을 돕는다. 인체의 마지막 성역이던 뇌의 비밀까지 하나씩 풀리고 있다. 10년 후쯤 세상은 또 어떻게 변할까.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 미래 현실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미래의 먹을거리 키우는 조석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은 각 산업 분야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조직과 사람들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정부 부처 조직이다. 그 중심엔 2009년 2월부터 3년째 성장동력실을 이끌어 온 조석(54·사진) 실장이 있다.

행시 25회(1982년) 출신인 조 실장은 지경부의 전신인 통상산업부·산업자원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관료 출신이다. 그는 2005년 20여 년간 표류하던 방사능폐기장 부지를 주민투표 방식으로 경주에 안착시킨 바 있다. 인터뷰는 지난 4일 정부 과천청사에 있는 조 실장의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성장동력실’이라는 조직 이름 속에 국가 정책의지가 담겨 있는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요 성장동력은 뭔가.
“성장동력실이란 이름은 2008년 새 정부 들어 생긴 것이다. 과거 공업국 등으로 불리던 조직을 바꾼 것이다. 우리나라 성장동력은 산업 위주로 말하자면 자동차·조선ㆍ반도체ㆍ휴대전화ㆍ디스플레이ㆍ철강ㆍ석유화학ㆍ섬유ㆍ일반기계 등 9개 분야로 꼽는다. 이 9대 업종이 전체 제조업에 차지하는 비중이 부가가치액 기준으로 50%를 넘고, 수출 기준으로는 70%를 차지한다. 대한민국 산업을 끌고 가는 견인차다.”

-10년 후 가장 각광받을 산업 분야는 뭐가 될 것 같나.
“현재의 성장동력은 모두 제조업종이다. 앞으로 10년, 15년 뒤 성장동력은 변할 수밖에 없고 변화해야 한다. 국내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적으로는 인구가 고령화하고 산업인력이 고급화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이 빠른 속도로 추격해 오고 있다.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가능성이 큰 게 무엇이냐는 것은 얘기할 수 있다. 2009년 수립한 17개 신성장동력 산업이 그런 분야다.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기술 6개 분야, 방송통신 융합 등 첨단융합산업 6개, 관광산업 등 고부가서비스 분야 5개가 그것이다.”

-당시 17개 분야를 선정한 배경과 과정이 궁금하다.
“새 정부가 들어선 2008년, 10년 후 먹고 살 산업을 찾는 작업을 해 보자고 했다. 과거에도 이런 작업을 하곤 했지만 민간 중심으로 신성장동력기획단을 구성했다. 서남표 KAIST 총장을 단장으로 해 학계·재계 인사들이 1년 넘게 고민하고 지혜를 모았다. 민간 전문가들이 볼 때 10~15년 후 가장 유망한 먹을거리 산업을 찾았다. 2009년 1월 17개 분야를 최종 선정해 발표했다. 이후 정부는 이 분야에 대한 인프라를 조성하고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식으로 정책을 추진해 왔다.”

-정부 지원은 어느 정도인가.
“17개 분야에 대해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한다. 정부 예산으로 첫해인 2009년 2조6000억원, 지난해 2조8000억원을 각각 지원했다. 올해는 3조4000억원을, 2012년과 2013년에는 총 8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그 밖에도 4조6000억원 규모의 신성장동력 펀드도 조성한다. 미국처럼 정부가 R&D를 주도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성장동력 보고대회 때 ‘10대 과제 후보’라는 게 나왔다. 기존 17개 신성장동력 산업과 뭐가 다른가.
“기존 17개 과제를 하다 보니 그중 일부를 구체화해 집중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하게 됐다. 그래서 10개 후보군을 뽑았다. ▶4세대(4G) 이동통신 ▶시스템 반도체 ▶정보기술(IT) 융합병원 ▶천연물 신약 등 바이오 ▶소프트웨어 등 문화콘텐트 ▶전기차 및 기반 인프라 ▶해상풍력 ▶박막태양전지 ▶건물 에너지 효율화 시스템 ▶물 처리 기술 및 시스템이 그것이다. 이런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면 발전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예산이 한정돼 있을 텐데 결국 17개 신성장동력 산업 중 10대 과제 후보에서 제외된 분야엔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지 않나.
“기존에 해 오던 것은 예정대로 투자하고 새로 뽑는 10대 과제에 더 투자를 해 보자는 것이다. 예산 당국과 협의해 봐야 한다. 적정 투자를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산업ㆍ과학 트렌드는 해가 갈수록 급속히 변화한다. 잘못된 지원을 하면 그만큼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다르다. 정부는 상당히 많은 분야를 폭넓게 지원하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는 쪽으로 움직인다. 몇 개의 특정 산업에만 집중하다 잘못될 경우 전체 산업이 망가질 수 있다. 정부 정책은 바로 폭넓게 지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민간은 정부처럼 많은 분야에 투자할 수 없다. 개별 기업들이 나름의 비전을 갖고 특정 분야에 집중해 성공하는 게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강점 아닌가.”

-성장동력을 찾으려면 체계적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필요할 텐데.
“집단지성을 얘기하고 싶다. 공무원 입장에서는 지적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잘 조직해 그 속에서 최대공약수를 뽑아내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누군가가 잘 훈련된 조직자(organizer)가 돼 전문가들을 잘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구글 등 IT 기업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 반면 우리는 그들보다 먼저 시작한 싸이월드나 아이러브스쿨 등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모바일 소사이어티(mobile society)는 구글과 애플이 지배하고 있다. 그 위에 SNS가 있다. 우리가 새로운 플랫폼을 만드는 게 좋은지, 아니면 이미 만들어진 생태계 위에서 놀 것인지…. 정부가 먼저 대안을 만들어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기업들도 정부와 함께 1~2년 정도 바짝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기술·학문 간 융합이 중요한 화두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것 같다.
“동의한다. 융합을 하기 위한 노력은 많이 하고 있다. 2009년 서울대에서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을 만들었다. 연세대는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송도 국제캠퍼스에 미래융합기술연구소를 열었다. 융합의 산실이라 불리는 미국 MIT 미디어랩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쉽지 않다. 기존의 대학 질서, 학과 간 장벽 등이 융합을 방해한다. 한양대에 자동차학과를 만드는데 관련 학과가 반대하고 나서는 게 그런 예다. 물론 하루아침에 융합이 되진 않을 것이다.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부는 조만간 산업융합촉진전략을 내놓을 계획이다.”

-재계나 학계 사람들을 만나 보면 담당 공무원이 너무 자주 바뀐다고 불평한다.
“정부 부처마다 원칙이 있다. 사무관은 한 자리에 2년, 과장은 1년 반을 근무하게 한다. 이런 원칙은 대부분 지켜지고 있지만 간혹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실제 인사 통계로 보면 그렇게 자주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공무원은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로 키워진다. 2년 이상 같은 자리에 있는 게 과연 맞는지 생각해 볼 부분이다.”

-정부 지원을 원하는 기업ㆍ대학 등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각자 역할을 존중하자는 말을 하고 싶다. 정부가 줄 수 있는 재원은 한정돼 있다. 기업과 정부의 역할이 다른 만큼 생각도 다를 수 있다. 정부에 대한 평가를 할 때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룰을 정했나’ ‘정책 결정을 위해 소통을 잘했나’에 대한 비판은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건 왜 지원해 주지 않느냐’는 식으로 반발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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