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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브라질 등 다니며 ‘저항의 문화’ 다큐 찍은 이아라 리





“마이애미·캘리포니아만 가지 말고 콩고·르완다 가 봐라”





‘카메라를 든 아마조네스’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경악했다. 그는 바로 카메라만 든 채 ‘세계의 화약고’ 중동으로 갔다.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이아라 리(45) 이야기다. 이란에서 1년여를 살았고 레바논·튀니지·프랑스·미얀마·브라질·콜롬비아 등지를 떠돌았다. 가는 곳마다 힙합가수·낙서미술가·무용가·시인 등을 만나 그들의 비폭력 저항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 결실이 다큐멘터리 ‘저항의 문화(CoR, Cultures of Resistance)’다. 이아라 리 감독은 지난달 27일 컬럼비아대에서 ‘저항의 문화’ 뉴욕 첫 상영회를 열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한인 부모 사이에 브라질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하지만 나는 다른 문화에 대해 배우고, 유대감을 갖기 위해 매년 다른 나라에 가서 사는 세상의 유목시민(nomadic citizen)이다. 세계의 변화 추구자들과 더불어 서로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공감을 키워 갈등하는 나라들 사이에 다리를 놓는 것이 내 꿈이다. 한마디로 재미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왜 이 영화를 만들었나.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때 중동에 가서 그들의 시각으로 사태를 보고 싶었다. 거기 살면서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이들과 만나고 싶었다. 그런 와중에 ‘저항의 문화’가 태동했다. 특히 창의적이고 비폭력적인 저항을 기록하고 지원하기로 결심했다. 다큐 감독들은 흔히 좋은 이야기를 발굴해 영화를 만들어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내 목표는 그게 아니다.”



●어느 나라를 담았나.



 “20개가 넘는 나라에서 촬영했는데 영화엔 11개국으로 편집됐다. 중동과 아프리카, 남미 등 제3세계 국가들이다. 영화엔 무수히 많은 가수·뮤지션·무용가, 그리고 예술가들이 등장한다.”



●제작 기간은.



 “2003년부터 3년간 촬영했다.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뜻에서15개 언어가 나온다. 그래서 편집하는 일이 매일 악몽 같았다. 아랍어·포르투갈어·버마어 등등…. 통역과 함께 작업했다. 남반구 여러 나라에서 볼 수 있도록 10개 국어로 자막도 만들었다. 올가을엔 한국에서 상영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영화 도입부에 나오는 한국어 해설은 누가 한 것인가.



 “고은 시인이다. ‘저항은 정치가 아니라 문화입니다…’라고 말한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각 나라의 관료주의와 싸워야 한 것이다. 각국의 검열, 정보국, 관세 및 장비 운송 등이 항상 골칫거리였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경이로운 사람들을 찾아서 만나는 것도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들을 만나는 것은 특권이었기에 그들을 찾아 다니는 것은 결국 무척 가치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저항의 문화’에서 얻은 교훈은.



 “멜로드라마처럼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영화가 인간성에 관한 나의 신념을 재건시켜 주었다고 생각한다. 내겐 인류가 자기파멸적인 성향이 있다고 믿었던 절망의 시간도 있었다. 세계를 돌면서 특별하게 창의적이며, 재미나고, 용기 있으며 희망을 주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미래에 대해 낙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내 목표는 이 영화가 이들이 가지고 있는 희망의 센스를 전달하는 것이다.”



●인권운동엔 어떻게 가담하게 됐나.



 “1990년대 테크놀로지가 인류의 예술과 문화, 그리고 삶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담은 다큐 몇 편을 만들었다. 호평을 받으면서 난 사회정의를 위한 예술과 문화에 끌리게 됐다. 어떻게 순수예술을 불공정과 불평등, 전쟁과 탐욕으로 뒤엉켜 있는 세계에 접목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다. 2001년 탈레반의 지배에서 고통 받다 피난 온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을 인터뷰했다. 그리고 과거 무시돼 왔던 여성의 비극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단편 ‘부르카 속에서(Beneath the Borqa)’를 만들었다. 여행 국가와 기간이 늘어나면서 어느 특정 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도처에서 인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세상을 알아라. 여행은 좋은 시작이다. 마이애미나 캘리포니아로만 가지 말라. 콩고·수단도 좋고, 르완다·나이지리아·아프가니스탄 등지에 가서 직접 목격하고, 느껴보라. 연민을 갖게 될 것이다.”



●영화가 세계평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줘 평화와 정의를 증진시키는 노력에 참가시키는 것이다. 난 영화에 등장하는 훌륭하고, 창의적인 사람들이 그럴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다음 영화는.



 “‘저항의 문화’의 주제는 억압에 대한 창의적인 레지스탕스다. 그것은 끝이 없는 작업이다. 73분짜리 영화로 요약될 수 있는 게 아니다. CoR은 단순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네트워크이자 운동이며, 지속되는 프로젝트다.”

이아라 리
브라질의 폰타그로사에서 식당과 클럽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패션업체를 운영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장녀로 태어났다. 상파울루의 가톨릭학교를 다닌 이씨는 1989년 뉴욕으로 이주한 뒤 뉴욕대학원에서 철학과 영화를 전공했다. 이후 인공물에 대한 비판을 담은 ‘인조쾌락’, 테크노팝에 대한 다큐멘터리 ‘모듈레이션’ 등을 연출했다.

뉴욕중앙일보=박숙희 문화전문기자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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