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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과 똑 닮았다, 대역배우 레지 브라운





일반석 타니 ‘대통령님, 1등석으로 옮기시죠’



레지 브라운



2008년 11월 4일. 하루 종일 초조하게 TV를 지켜보던 그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가 결정되는 순간 거리로 뛰쳐나갔다. 공원에 몰려 있는 군중을 향해 스피커를 잡았다. 그를 본 사람들이 외치기 시작했다. ‘오바마! 오바마! 오바마!’ 그의 이름은 레지 브라운(30)이다. 오바마의 ‘임퍼스네이터’(Impersonator·대역배우)가 그의 직업이다. 대역배우를 하기 전에는 시카고 NBC에서 방송작가로 활동했다.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서 그의 삶도 바뀌기 시작했다. 각종 행사 출연과 광고모델 섭외가 이어졌다. ‘인생역전.’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레지 브라운도 ‘백만장자’를 꿈꾸는 1급 대역배우의 반열에 올라섰다. 지난달 LA에서 있었던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후원금 행사에 참석한 그를 만났다. 행사장에서 진짜 대통령과 사진을 찍으려면 3만 달러 이상의 후원금을 내야 한다. 일반 후원자들은 레지 브라운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LA중앙일보=김기정 기자 kijungkim@koreadaily.com



●오바마 대통령과 정말 많이 닮았다. 혹시 친척인가.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 논란이 일면서 출생증명서를 보자는 사람도 늘었다. 대통령처럼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오바마 대통령이 시카고에서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오바마 의원과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듣기 시작했다. 혹시나 해서 족보(Family tree)를 살펴보기도 했지만 오바마 가족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대역배우들은 실제 인물과 더 닮아 보이기 위해 성형수술도 받는다던데.



 “성형은 하지 않았다. 나는 눈동자가 녹색이어서 컬러 콘택트 렌즈를 끼고 있다. 올해 서른이 됐다. 61년생인 오바마 대통령은 흰머리가 있어 머리가 희끗희끗하게 보이도록 파우더로 분장을 했다.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왼쪽 네 번째 손가락에 반지를 끼고 다닌다. 오바마 대통령이 결혼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부진 체격의 소유자다.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수영을 한다. 다행히 키도 6피트1인치로 대통령과 비슷하다. 대통령이 연설할 때 입술이 왼쪽으로 치우쳐 올라가고 고개가 약간 오른쪽으로 기우는 것과 같은 특징들을 잡아내 집중적으로 연습한다. 문제는 외형적인 것이 아닌 내면의 캐릭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적인 이미지가 강한 데다 연설도 잘하고 유머감각도 뛰어나 따라 하기가 쉽지 않다. 수개월 동안 연기수업도 듣고 발음지도를 따로 받아야 했다. 대통령의 말투, 발음과 억양을 흉내 내기 위해 오바마 자서전 오디오북을 사서 듣고 연습했다.”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나.



 “나는 엔터테이너다.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일이 내 일이다. 정치성향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오바마가 주장하는 많은 것을 지지한다. 그가 재선에서도 이겼으면 좋겠다.”



●대통령의 이미지를 안 좋게 할 수 있는 의뢰가 들어온다면.



 “물론 대역배우니까 오바마 대통령을 풍자하는 역할도 맡을 수 있다. 거액을 줄 테니 대통령을 공격하는 광고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도 실제 왔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을 존경한다. 가능한 한 그가 긍정적인 모습으로 묘사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어느 날 오바마 대통령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대통령 역으로 출연하고 싶다.”



●대통령 대역배우로 살면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다.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고 시카고 집에서 파티를 열었다. 너무 기뻐 밖으로 나가 공원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메가폰을 들고 연설을 시작했다. 모인 사람들이 ‘오바마, 오바마!’ 하고 외쳤다. 한번은 비행기에 늦게 타게 됐다. 일반석 뒷자리인 32B석을 받았는데 이륙 전에 승무원이 오더니 ‘대통령 각하, 1등석이 준비됐습니다’ 하면서 2B로 옮겨줬다. 많은 사람들이 진짜 대통령을 만난 것처럼 호의를 베푼다.”



●생활하는 데 불편한 점은 없나.



 “누군가가 나를 알아본다는 사실에 처음에는 많이 수줍어했다. 지금은 자연스레 즐긴다. 물론 좋지 않은 기억도 있다. 뉴욕에서 한 리얼리티 쇼 PD와 얘기를 하고 있을 때다. 술에 취한 20대 청년이 시비를 걸어 왔다. ‘지난 선거에서 난 존 매케인을 찍었다’면서 나를 밀쳤다. 그만하라고 세 번이나 얘기를 했지만 ‘니거’(Nigger·깜둥이)라고 욕설을 했다. 나는 주짓수(브라질 호신술)를 연마했다. 고등학교 다닐 때 레슬링도 했다. 연기를 하면서 복싱도 배웠다. 결국 그를 들어서 내동댕이쳤다.”



●언제까지 오바마로 살 계획인가.



 “지금 하는 일이 즐겁다. 그래서 행복하다. 어머니는 나를 포함해 5명의 자식을 키웠다. 돈을 벌어 어머니를 도울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비즈니스다. 개인 생활과 분리하려고 한다. 언젠가는 나로 돌아올 것이다. 나는 레지 브라운이지 오바마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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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수입 10만 달러 정도는 충분히 …




불경기라 행사가 많이 줄었지만 레지 브라운 같은 1급 대역배우들은 연간 10만 달러 이상은 충분히 번다고 한다. 올해는 100만 달러 이상 버는 게 그의 목표다. 부시 대역배우는 시간당 3만5000달러를 받기도 했다니 불가능한 욕심만이 아닌 듯하다. 빌 클린턴, 세라 페일린 대역배우들과 함께하는 45분 행사에 보통 1만5000달러 정도를 받는다. 자선행사에 초청받으면 여행경비만 받고 무료로 출연하는 경우도 많다. 그는 여행을 좋아해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도에 따라 주머니가 얇아졌다 두툼해졌다고 한다. 건강보험 개혁 때는 보험회사 광고 섭외가 없어지기도 했다.



 대역배우 중에는 유독 정치인 대역이 많다. 국민 생활에 직접적이면서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정치’만큼 코미디의 좋은 소재가 없기 때문이다. 분장술이 발달하면서 외모보다는 정치인의 캐릭터를 얼마나 잘 뽑아내 흉내 낼 수 있는지가 대역배우의 성패를 결정하는 열쇠가 됐다. 대통령 대역배우로 유명한 스티브 브리지스(Steve Bridges)는 부시, 클린턴, 심지어 오바마까지 소화해 낸다. 그는 2006년 4월 29일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장에 부시 대통령과 함께 연단에 나와 각종 정치현안을 풍자하는 농담으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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