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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규장각 도서 소유권보다 한국에 있는 게 큰 의미”





이 대통령에게 명예박사 수여
파리 7대학 뱅상 베르제 총장

뱅상 베르제 파리 7대학 총장이 12일(현지시간) 이 대학본부 건물의 옥상에 조성되고 있는 한국식 정원 공사 현장에서 한국과 이 대학의 인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 대통령의 세련된 외교 수완을 높이 평가했다.”



 뱅상 베르제(Vincent Berger·44) 파리 7대학 총장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12일(현지시간)부터 2박3일간 프랑스를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13일 이 대학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영학 또는 정치학 학위가 아니었다. 이 대학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은 인물에는 팔레스타인 출신의 미국 문화학자 에드워드 사이드와 인도 출신의 영국 소설가 살만 루시디 등이 포함돼 있다.



 베르제 총장은 “프랑스의 외규장각 도서를 한국으로 인도하는 협상에서 이 대통령이 실리를 중시하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이는 프랑스와 한국의 우호를 증진하는 효과도 불러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G20 정상회의 때 방한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장기대여 형식에 합의해 외규장각 도서 문제를 매듭지었다. 현재 296권의 도서 중 223권이 한국으로 귀환했고 나머지는 27일에 운송된다.



 베르제 총장은 프랑스인으로는 드물게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지지해왔다. 2년 전 대학 교수 등으로 반환 지지 모임을 만들었고, 올해 1월에는 프랑스국립도서관(BNF) 사서들이 대여에 집단적으로 저항하자 일간지 르몽드에 이를 비판하는 글을 기고했다.



 그는 학위 수여식에서 지난해 타계한 법정 스님의 책 『무소유』의 한 구절을 한국말로 읊었다.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있다는 뜻이다.” 베르제 총장은 이어 “법정 스님이 소유보다는 존재에 큰 의미를 두었듯이 한국인들이 도서들의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았다는 것을 너무 아쉽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느 국가 소유냐의 문제를 떠나서 이제 한국에 그 책들이 있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여겨 달라는 주문이었다.



 프랑스의 유명 물리학자인 베르제 총장은 1967년 생으로 80여 개 프랑스 대학의 총장 중 가장 젊다. 그는 “해외 영토를 제외한 프랑스 본토에서 동갑인 파리 8대학 총장과 더불어 최연소 총장으로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9년 대학 운영위원회 선거를 통해 총장으로 뽑혔다. 프랑스의 방위산업체 탈레스 그룹 연구소에서 반도체와 양자역학 관련 연구를 해온 그는 2001년 이 대학으로 적을 옮기며 양자물리연구소장을 맡았다. 그 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수여하는 ‘젊은 혁신가상’을 받았다.



 파리 7대학은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가진 곳이다. 1970년 설립과 동시에 한국학과를 만들었다. 프랑스에서 최초로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정식 학과가 생겨난 것이었다. 현재 이 학과에 150여 명이 학사 및 석·박사 과정으로 등록돼 있다.



베르제 총장은 “4년 사이에 한국학과 학생이 두 배로 늘었다. 교수 당 학생 수의 문제로 지난해 지망자 중 50여 명을 탈락시켜야만 했기 때문에 현재 교수 충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학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관심이 커진 것에 대해 “경제적 성장으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데다가 프랑스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영화가 젊은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파리=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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