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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화석연료로부터의 완전 독립, 소설 아닙니다”





“오는 2050년은 덴마크가 화석연료로부터 독립선언을 하는 해가 될 것이다. 소설 같은 이야기 같지만 결코 소설이 아니다. 구체적인 세부 계획도 갖고 있다.” 최근 만난 덴마크 리케 프리스(41·사진) 기후에너지부 장관은 이렇게 밝히면서 “우리가 지속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녹색에너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덴마크 삼소섬(Samso island)을 보라”고 강조했다. 삼소섬은 섬에서 필요한 전력의 100%와 냉·난방에 들어가는 열의 70%를 풍력이나 바이오매스(생물체를 열분해하거나 발효해 얻는 에너지) 등을 통해 자체 생산하고 있다. 탄소배출 또한 제로다. 그는 “한국이 울릉도를 탄소배출 제로 섬으로 개발하려는 것을 알고 있다. 삼소섬이 모델이라는 것도 안다. 울릉도가 탄소제로 섬으로 바뀌는 날, 한국인들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믿음은 확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덴마크는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에너지 소비의 99%를 화석연료 수입에 의존했던 나라다. 이 때문에 국제석유파동은 덴마크에 엄청난 충격이었다. 이후 국가안보차원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재생에너지 개발을 정책적으로 추진했다. 76년 처음으로 종합에너지 정책을 채택한 후 2007년 ‘에너지 정책비전 2025’에 이르기까지 총 5차례의 에너지 종합정책을 발표했다. 그 결과 덴마크는 세계 1위의 풍력 대국으로 성장했으며, 97년부터 에너지자급자족 국가가 됐다.

프리스 기후에너지부 장관에게 최근 화두인 원자력발전과 덴마크가 녹색에너지 강국이 된 비결을 물었다.

-한국은 전력 생산의 40%를 원자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원전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는 분위기다. 덴마크의 경우 80년대 이후 원전을 없앤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당시에 어떤 고민을 했는지?

“덴마크가 원자력에너지에 주력했던 적은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은 없다. 연구 목적의 작은 원자력 발전소만 있었으며, 85년 의회에서 원자력이 아닌 다른 대체에너지, 특히 풍력에너지를 연구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에서 발생한 비극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다른 안전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럽연합(EU)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모든 원전 기관이 테스트를 거쳐 재검증을 받는 것에 동의했다. 이번 일본 사태로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에너지 문제는 매우 장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유럽만해도 사용 전력의 30%를 원자력발전소에서 얻고 있다. 하루 아침에 원자력 에너지를 다른 에너지로 대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유럽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안전한 대체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 일으킬 것이다.”

-덴마크처럼 장기 에너지계획을 발표한 나라가 또 있나.

“덴마크는 화석연료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야심찬 전략과 계획을 가진 세계 유일한 나라다. 덴마크 에너지 전략은 원자력을 개발하지 않고도 화석연료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2020년이 되면 덴마크 전력의 40%가 풍력발전을 통해 생산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삼소섬을 모델로 한 울릉도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삼소섬은 덴마크에서 어떤 존재인가.

 “삼소섬은 섬 전체 전력 수요의 100%와 열 수요의 70%를 풍력이나 바이오매스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자체 생산하고 있다. 이곳은 덴마크 국민들에게 실제로 친환경에너지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게 해주는 아주 중요한 모델이다. 덴마크에는 또 다른 성공 사례인 본홀름섬도 있다. 한국인들은 화석연료로부터의 독립을 아주 먼 미래의 일쯤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친환경에너지 개발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해 할 것 같다. 울릉도 개발은 친환경에너지 개발에 대한 한국인들의 의식을 바꿔놓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재생에너지와 친환경에너지 개발만큼 중요한 게 또 있다.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도 에너지라는 생각(Energy efficiency is energy)이 그것이다. 집과 빌딩을 지을 때 친환경 설계만으로도 엄청나게 에너지 절약을 할 수 있다.”

(*기자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서쪽으로 25km 떨어진 스텐뢰세 지역을 방문했다. 대규모 저에너지하우스(low-energy house) 단지가 들어서고 있었다. 700가구 중 현재 400가구가 입주한 상태였다. 복층 구조의 칼레 크리스텐센(34)씨 집을 들렀다. 에너지를 100% 자급자족하고 있었다. 그는 1년 전 입주했는데 전기비는 물론 난방비와 냉방비를 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우리집은 50cm 두께의 단열재와 3중 창이 외부로부터의 열과 냉기를 거의 100% 막아주고, 겨울엔 햇빛이 잘 들게, 여름엔 햇빛을 막을 수 있도록 설계가 돼 있다”며 “태양열 전지판으로 만든 전기는 가족 4명이 쓰고도 남을 열과 전기를 만든다”고 말했다. 저에너지하우스 중에서도 에너지효율이 특히 좋은 집을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라고 하며, 크리스텐센씨의 집도 거기에 속했다. 알고보니 프리스 장관도 이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린에너지 개발은 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짧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는다.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는 앞으로 계속 줄어들 것이다. 이 때문에 화석연료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비용은 가면 갈수록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반대로 그린에너지가 차지하는 부분이 많아 질수록 화석연료에 드는 비용과 화석연료 생산국으로부터의 위협은 감소하게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녹색 에너지를 선택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은 화석연료를 고집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보다 계속해서 줄 것이다. 이는 녹색 에너지로의 정책 전환에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리케 프리스(Lykke Friis)=코펜하겐대학교 사회과학 교수. 2003~2006년 덴마크기업연합 유럽정치분과위원장. 2006년 1월부터 기후에너지부 장관을 맡아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코펜하겐=임윤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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