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COVER STORY]“돈 빌려주고 투자할 때 약자와 환경 문제 한번 더 생각해요”




지난달 20일 서울 성북구 삼선공원 인근 산동네에서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그룹 임직원들과 함께 상자텃밭 나눔활동을 펼치고 있다. 채소모종을 심은 상자텃밭들을 손수레에 싣고 가파른 골목길을 올라 독거노인이나 저소득층 가정에 직접 배달했다. [강정현 기자]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삼선공원 인근의 산동네 골목길들은 때아닌 손수레 행렬로 꽉 들어찼다. 상추·가지·토마토 등의 모종을 심은 ‘상자텃밭’들이 대여섯 개씩 실린 수레들이다. 수레를 끄는 사람들은 신한금융그룹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임직원들. 직접 채소모종 상자를 만들어 동네 독거노인 등에 전달하는 날이었다. 신한금융그룹이 매년 열고 있는 자원봉사대축제의 개막 행사다.

행렬을 맨 앞에서 이끈 이는 한동우(63) 그룹 회장이었다. 제법 따가운 봄볕 아래 좁고 가파른 골목길을 꼬불꼬불 오르내리느라 그의 이마와 목줄기는 땀으로 번들거렸다. 상자텃밭을 전달하고 미소 띤 얼굴로 막 내려온 한 회장을 잠시 만났다. 그는 1971년 한국신탁은행으로 금융권에 들어와, 82년부터 ‘신한맨’으로 주요 보직을 거쳤다. 지도부 내홍을 겪은 ‘신한 사태’ 후 지난 3월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제 2대 회장에 취임한 그는 아직 공식적인 언론 인터뷰를 자제하고 있다.

-계열사 CEO 10여 분이 모두 나오셨네요.

“신한의 임직원 자원봉사는 전통이에요. 힘은 좀 들었지만 ‘채소를 직접 키워서 먹을 수 있겠다’며 기뻐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뿌듯하네요. 이 상자텃밭 나눔은 그분들에게 식재료 뿐 아니라 소일거리를 제공해드리는 효과도 있습니다.”

신한금융그룹은 전 임직원이 김장 나눔이나 명절맞이 등 정기적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2월엔 폭설피해가 심했던 강릉에서 150여명이 제설·구호작업도 했다.

-5월 26일 ‘신한 희망채용 박람회’처럼 금융업의 특징을 살린 사회공헌활동도 다양한 것 같습니다.

“금융권이 직접 대규모 채용박람회를 열어 정규직 취업자의 월급까지 실질 지원하는 것은 우리가 유일할 겁니다.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취업 희망자는 유망 기업에 취직할 기회를 얻으면서 현금지원까지 받을 수 있어 모두 만족도가 커요. 그 밖에도 공존·공감·공생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복지·문화·환경 분야의 여러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는데, 모두 우리 그룹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해요. 대표적인 게 신한미소금융재단입니다. 여러가지 조건 때문에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웠던 분들에게 단순히 사업자금만 빌려주는 게 아니에요. 진짜 자립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컨설팅도 해줍니다. 전문지식을 가진 퇴직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돕고 있죠. “

2009년 말 700억원 규모로 설립한 신한미소금융재단은 4월 말 현재 인천·부산·안양 등 9곳에 지부가 있다. 금융권 소액신용대출로는 처음으로 대출액이 140억원을 넘었다고 한다.

-저소득층이나 중소기업들은 ‘은행 문턱이 높다’고 해요.

“지난해 상생경영 원칙을 발표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2200억원대의 대규모 계획을 세워서 실천 중입니다. 이를테면 2012년까지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은행 거래를 할 때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어요. 사회적 약자에는 물론 중소기업도 포함되죠. 중소기업이 좀 더 쉽게 대출받을 수 있도록 작년 12월에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 700억원을 내놓았어요. 또 200억원의 중소기업 보증료 지원 기금도 출연했구요. 금융기관으로선 처음일 겁니다.”

-주력하는 사회공헌 주제에 ‘환경’부문도 포함돼 있는데, 그것도 금융그룹답게 하는 방식이 있나요.

“그럼요. 이를테면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하려고 심사할 때 친환경기업을 더 고려해주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 그룹사에서 자금을 대출받거나 투자 받고 싶은 기업들은 좀더 ‘녹색경영’을 하려고 노력하지 않겠어요.”

이 밖에도 신한금융그룹은 서울 태평로에 ‘한국금융사박물관’을 운영한다든지, 다른 비영리기관이 운영하는 ‘어린이 경제교실’에 그룹 임직원이 자원봉사 교사로 참여하는 등 금융교육에도 적극적이다. 안성의 하나원에서 탈북 이주민들에게도 매달 금융교육을 실시해 사기피해를 당하지 않고 제2의 인생을 잘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2005년부터 젊은 장애인들에게 체계적인 해외연수 기회를 주고 있는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가다’라는 프로그램은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장애인 지원사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국내 농촌 지역은 물론 베트남·캄보디아 등 해외 지역과도 결연해 돕는 1사1촌 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이런 모든 노력 덕분에 한국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 성과에 대한 다우존스 평가(DJSI Korea)에서 2009·2010년 연속해 국내 은행 부문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 회장은 “우리 그룹은 앞으로도 중소기업과의 상생과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 금융기업으로서의 특징을 살려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압력 때문에, 또는 다른 기업들 눈치를 보느라 마지못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게 아니라 다른 기업들을 이끌어 나가는 기업이 될 겁니다.”

글=김정수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