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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왜 모렐레에게 영구설치작품을 부탁했나




네온 작품 ‘반영을 따라 18번’. 네온, 우연성, 관객참여와 위트라는 키워드가 응축됐다.


지금 유럽은 이 작가의 열풍으로 뜨겁다. 보다 정확히는 재조명 열풍이다. 파리 퐁피두센터에서는 7월까지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해 루브르박물관이 영구 설치작품을 의뢰한 데 이어서다.




모렐레

 프랑스 기하 추상작가 프랑수아 모렐레(85) 얘기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네온아트의 창시자, 개념미술과 미니얼아트의 선구자로 불린다. 특히 주관을 배제해 때로 관객을 무시한다는 평을 받아온 기하 추상화단에서, 대중과 적극 소통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회화·조각을 독학으로 배웠고 25세인 1950년 첫 개인전 이래 60여 년간 정력적으로 활동했다.

 그는 평면에서 설치, 네온아트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갔지만 평생 특정 유파나 계보에 속하지 않은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했다. 평생 자유인이자, 이단아였던 게 그를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재조명하게 하는 동력이란 평이다. 그는 이지적인 작업을 선보였지만 늘 “예술작품은 사람들이 스스로 가져온 것들을 먹는 스페인식 술집과 같은 소풍 장소”리며 고답적 태도와 거리를 뒀다. “시각예술이란 상당 부분 관객으로 하여금 그들 스스로가 작품 속에서 원하는 것, 달리 말해 관객이 그들 스스로 가져오는 것을 발견하도록 해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모렐레의 개인전 ‘노쇠한 선들’이 6월 19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린다. 456번째 개인전이며, 국내에서는 첫 개인전이다. 2006년 환기미술관의 프랑스 작가 단체전에서 잠깐 소개된 것이 전부라, 그를 본격적으로 알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선과 면 등 기하학적 형태에서 출발하는 그의 작품은 단순성과 모호성, 비규칙성과 우연을 특징으로 한다. 얼핏 철저히 짜인 기하 추상화 같지만, 선과 면은 우연과 불규칙의 산물이다. 가령 무한한 불규칙성의 상징인 파이(π)는 작품의 주된 모티브다. 전화번호에서 무작위로 뽑아낸 숫자들에 특정한 기호를 부여해 그것을 점과 색으로 반복해 완성한 ‘전화번호부에서 찾은 홀수와 짝수에 따라 분포된 4만개의 정사각형’(1960)이란 작품도 있다.

 그러나 반복적인 패턴이 단순히 시각적 환영을 자아내는 옵티컬(optical) 아트와 달리, 그의 작품은 인식의 모호성·불명료성을 드러내고 관객이 더욱 작품에 집중하게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하 1층에 전시된 ‘16개의 사각형’(1953)은 6개의 교차하는 선을 그어 16개의 사각형을 만들어낸 작품인데, 과연 작가가 그린 것이 6개의 선인지, 16개의 사각형인지 다시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네온 설치조각 ‘몸짓 2번’과 ‘몸짓 3번’은 ‘바로크 미니멀리즘’이라는 작가 특유의 세계를 엿보이게 한다. 장식적인 바로크와 차가운 미니멀리즘이라는 모순적인 요소들을 결합시켜, 단순성 속에서도 온화한 리듬감과 위트를 구현했다.

‘반영을 따라 18번’은 네온, 우연성, 관객참여와 위트라는 작품세계가 응축된 대표작. 천정에 네온 장식을 설치하고 바닥의 사각통 물 안에 그림자가 생기면 관객이 막대기로 그림자를 흔들고 그때 생긴 이미지를 네온 조각으로 재현했다. 60~70년대 작품과 2000년대 작품까지 총 30여 점이 전시된다. 02-2287-3500.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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