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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정복하라’신물질 찾아 12년 간 500억 투자 … 이경하의 모험





표적 항암제 물질, 미국 FDA 임상시험 허가 받아





외환위기가 휩쓸고 간 2000년 당시 중외제약 부사장이던 이경하(48·사진) JW중외제약 부회장은 새로운 도전을 결정했다. 국내 제약업계 실정에 복제약이나 개량신약 개발이 적합하다는 시각이 대부분이었지만 자신은 신약개발에 도전하고 싶었다. 주변에선 “2세 경영인이라 세상을 잘 모른다”는 쑥덕거림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미국 시애틀에 ‘테리악(Theriac)’이라는 현지 연구소를 세워 12년간 500억원 가까이 투자했다.



 오랜 진통 끝에 찾아낸 물질이 ‘CWP231A’이다. JW중외제약은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이 물질을 백혈병 환자에게 투약해 임상시험을 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 CWP231A는 암세포는 물론 암의 재발원인인 암 줄기세포까지 사멸시켜 암을 근원적으로 치료해주는 표적항암제 후보 물질이다. 이 부회장은 11일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FDA의 임상허가를 받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여러 번 쓰레기통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 알아낸 성과였다. 이 부회장은 “손에 쥔 여러 후보물질 가운데 ‘더 이상 만들 수 있는 것이 없을 때까지 찾아보자’고 연구원들을 독려했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매번 더 적합한 후보물질을 찾을 수 있었고, 최종적으로 도출된 물질은 동물실험에서 획기적인 데이터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가 ‘개량형 신약(Best-in-Class)’으로 미국 현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한 적은 있었지만, 자체 개발한 ‘혁신적 신약(First-in-Class)’이 미국 FDA에서 승인을 받고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예전의 항암제는 무한증식하는 암세포의 특성을 이용하다 보니 정상세포까지 무차별 공격했다. 그 결과 머리가 빠지고 구토증세를 일으켰다. 그러나 스위스 노바티스의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 이후로는 암세포의 증식과 관련된 특정 단백질만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표적항암제가 대세다. 글리벡은 한 해 5조원의 매출을 올린다. JW중외의 신물질은 표적항암제의 원조격인 글리벡처럼 백혈병과 관련된 특정단백질에 작용한다.



 이 부회장은 “지금까지 개발된 적이 없는 Wnt라는 신호전달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인 만큼 완전히 새롭고 또한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눈에 띄게 탁월하다”고 성공가능성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부회장은 “3단계의 임상시험 가운데 1단계가 종료되는 내년께 다국적 제약사를 대상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등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2년간 임상시험에 200억원 정도가 들어갈 계획이지만 그 이후엔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한 만큼 다국적 제약사와 제휴가 불가피하다. 그는 “미국 FDA는 혁신적인 백혈병 치료제에 대해 임상시험 중 조기 상품화를 인정하고 있어 다국적 제약사들의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신약개발은 위험부담이 큰 대신 한번 성공하면 ‘대박’을 안겨주는 분야다. 그도 실패할 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99번의 실패 뒤 한 번의 성공이 있었기에 암을 정복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을 개발할 수 있다”며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심재우 기자



◆Wnt 단백질=그동안의 기초연구를 통해 세포와 세포 간의 신호전달에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바티스 글리벡의 경우 다른 신호전달 단백질인 Bcr-Abl을 차단하면서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다. Wnt 단백질을 억제하는 약물은 중외제약의 물질이 처음이다.



◆이경하 부회장=중외제약 창업주인 고(故) 이기석 회장의 손자이며 이종호(79) 회장의 장남. 서울고와 성균관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드리크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1986년 중외제약에 입사해 마케팅 본부장, 신약연구소 대표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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