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15일은 스승의날…비싸다고 좋은 선물일까요 아이가 쓴 편지도 감동 주지요

15일은 스승의날이다. 학부모들은 교사에게 어떻게 감사 인사를 해야 할지 고민이다. 감사 편지만 보내는 학부모도 있지만 작은 성의를 표시하고 싶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스승의날을 앞두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서울 영등포여고 1학년 13반 학생들이 스승의날을 앞두고 한 교육업체가 실시한 이벤트에서 1등상을 받아 수업 후 깜짝 파티를 열었다. [김진원 기자]







반 전체 함께 하는 이벤트 벌여



6일 낮 12시 서울 영등포여고 1학년 13반 교실. 중간고사 기간이라 다들 집에 간 시각인데 이 반 학생들은 담임 이명구 교사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마련했다. 한 교육업체에서 실시한 스승의날 이벤트에서 1등상을 받은 것이다. 이날 교사에게는 차세트·안마봉·분필 홀더·카네이션 등으로 구성된 선물세트가, 반 전체 학생에게는 학용품과 간식세트가 부상으로 전달됐다. 남은주양은 “스승의 날에 담임 선생님께 기억에 남는 뭔가를 해드리고 싶어 고민하다 응모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업체 홈페이지에 학교 이름과 반을 등록한 후 반 친구들과 교사에게 하고 싶은 말을 덧글 형태로 남겼다. 이혜원양은 “우리가 노력해 만든 자리여서 그런지 더 뜻깊은 날이 됐다”고 말했다. 김민아양은 “반 전체가 단합하니까 스승의날 행사 규모가 커졌다”고 했다. 이날 주인공이 된 이명구 교사는 “25년 동안 이런 스승의날 이벤트는 처음”이라며 “이런 경험을 통해 학생도 교사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마들 정성으로 직접 만든 선물 준비해



6살, 8살 남매를 키우는 주부 이은주(38·경기도 시흥시)씨는 이번 스승의날도 직접 만든 선물을 준비했다. 펠트로 카드지갑과 장지갑 세트, 카네이션 볼펜을 만들었다. 큰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 2000원 이상의 선물을 보내면 다시 돌려받게 돼, 고민 끝에 펠트로 영수증꽂이, 문걸이 등 생활소품을 만들어 보내게 됐다.



4~5일 네이버 대표 카페 ‘우리아이 책카페(cafe.naver.com/nowbook)’ 회원들에게 ‘스승의날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물었더니 342명이 관련 댓글을 올렸다. 대부분 자녀가 초등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에 다녔다. 이 중 ‘선물을 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137명으로 절반 가까이 됐다. 선물을 받지 않겠다는 공문을 받았거나 보냈다가 되돌려 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 아이가 직접 쓴 카드나 편지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 학부모는 “아이의 글씨로 쓴 정성 어린 편지와 꽃을 보낼 것”이라며 “작더라도 선생님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이씨처럼 직접 만든 선물을 준비하는 학부모가 171명(복수응답)으로 가장 많았다. 카네이션 볼펜, 꽃 바구니, 쿠키나 케이크, 액세서리 등이었다. 자녀에게 용돈을 주고 직접 고르게 한다는 부모도 있었다. “선물을 고르면서 가격과 받을 사람의 마음·성향·취향까지 고려해야 하니 교육적이고 괜찮은 방법 같다”는 의견이다.



선생님, 고사리 정성이면 충분해



교사들은 정성이 담긴 선물과 이벤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세종고 김유동 교사는 “전화번호를 새긴 십자수 용품은 정성이 고마워 지금도 차에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또 “작곡 공부를 하는 제자가 있었는데 내 생김새와 특징을 가사로 만들어 노래를 불러줬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도 했다.



부산 동래초 박성철 교사는 “학생들이 자기 돈으로 준비한 것이 훨씬 뿌듯하다”며 “부모가 시켰더라도 교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구나 싶어 감동의 깊이가 다르다”고 말했다. 요즘은 부모가 뭔가 해주는 것이 교사 입장에서 부담스럽기도 하다. 한 교사는 “국가적 차원에서 선물이나 촌지를 주고받지 않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받지 않으려는 교사들의 노력과 더불어 주지 않으려는 학부모들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로 교직생활 33년째인 서울 금성초 소진권 교사는 스승의날을 기다린다. 예전 제자들의 방문 때문이다. 지금은 서른 살을 훌쩍 넘긴 한 제자는 스승의날과 명절이면 찾아와 식사 대접을 한다. 3학년 때 담임을 맡았던 한 학생의 학부모는 얼마 전 “아이가 졸업했으니 선물을 받으셔도 되죠”라며 보약을 해왔다. 소 교사는 “스승은 현재 교사가 아니라 자기를 크게 변화시켜 마음에 남는 분”이라며 “이전에 가르침을 준 교사를 찾아 스승의 의미를 확인하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촌지와 선물의 경계선은 어디일까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은 스승의날 선물로 3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은 현직 여교사를 징계했다. 서울시교육청 감사담당관은 액수가 3만원을 넘으면 촌지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선물은 받지 않는 게 원칙으로 한다. 다만 공립학교 교원이 스승의날, 졸업식 등 행사에서 공개적으로 받는 꽃·케이크 등 간소한 선물은 받을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