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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의 전쟁사로 본 투자전략] 2차대전 연합군의 마켓가든 작전





너무 큰 기대가 투기 부른다





적의 기갑부대가 점령한 지역에 소화기(小火器)만으로 무장한 공수부대를 투입해 주요 다리를 동시에 장악하고 4~5일간 사수토록 한다. 그 사이에 기갑군단이 단 한 개의 도로를 통해 전광석화처럼 진격한 뒤 공수부대가 확보한 3개 지역을 차례차례 연결한다. 적이 다리를 향해 수송기에서 내려오는 공수부대를 보고 다리를 폭파해도 기갑군단의 진격 속도가 늦춰져선 안 된다. 이런 조건을 제시한다면 웬만한 작전 참모는 “적의 저항이 전혀 없다면 모를까 원칙적으로 성공할 수 없는 작전”이라며 고개를 저을 것이다.



 1944년 말 연합군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찍 끝내겠다는 대의명분을 앞세워 이 같은 작전을 실제로 감행했다. 네덜란드 3개 지역에 3개 공수사단을 투입해 주요 다리들을 확보한 뒤 영국군 기갑군단이 그 다리를 통해 네덜란드를 횡단해 독일의 심장부를 치는 작전이었다. 꿈은 원대했지만 이 작전은 처음부터 무리한 요소가 많았다. 패잔병밖에 없다던 네덜란드에는 최정예 독일 친위 기갑사단이 진주하고 있었고 연합군의 의도를 눈치챈 독일군은 중요 다리 중 하나를 폭파시켜 버렸다. 기갑부대는 전광석화처럼 진격하기는커녕 독일군 대전차포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발을 멈추고 말았다.



 연합군이 이처럼 무리했던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친 자신감 때문이었다. 과정은 어떻더라도 연합군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밖에 없다는 확신 때문에 ‘어느 정도 무리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것이다. 평소라면 꼼꼼하게 점검했을 문제도 ‘어쨌든 이길 전쟁’이란 생각을 하면 대충 넘어가게 된다. 이런 분위기에서 작전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조금이라도 의문을 제기하는 참모가 있으면 당연히 ‘왕따’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부각되는 가장 큰 이슈는 ‘원자재 가격 급락’이다. 오랜 기간 가격이 오름세를 탄 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투자심리는 순식간에 급랭했다. 그동안 시장에서 원자재와 귀금속 가격의 급락 가능성에 대한 경고는커녕 온통 장밋빛 전망 일색이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투자자가 당황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한 자산 가격은 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자산 가격이 오르다 보면 온갖 무리한 가정을 동원해 단기적인 가격 급등을 합리화하는 논리를 펼치는 전문가가 출현하게 된다. 오랫동안 기다리는 미덕을 무시하고 단기수익률 실현에 열중하다 보니 평소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해괴한 논리가 오히려 시장에서 대환영을 받는 것이다. 이런 시장 국면에서 “펀더멘털은 이해하지만 단기적으로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고 말하는 전문가는 ‘분위기 모르는 바보’ 취급을 받으며 시장의 수모와 냉대를 감수해야 한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락하는 주요한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낙관적 전망 일색의 무리한 가정은 언젠가는 단기적인 조정을 불러오는 법이다.



김도현 삼성증권 프리미엄상담1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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