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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역시, 첫 마음을 되새겨야







배영대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오는 14일(토) 실시되는 제11회 ‘역시(歷試)’ 응시자가 크게 늘었다. ‘역시’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별칭으로, 국사편찬위원회(이하 국편)가 주관하는 한국사 대중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열린 제10회 때보다 1만1000명이 증가한 3만6000명이 이번에 지원했다. 응시자가 늘어난 배경엔 올해 4월 22일의 정부 발표가 있다. 2013년부터 5급 공무원과 교사 등을 뽑을 때 ‘역시’ 3급 이상의 자격증을 요구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에 공무원과 교사를 희망하는 이들이 미리 역시 자격증을 따놓으려고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역시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응시자도 늘어난 만큼 국편의 역할을 다시 가다듬어봤으면 한다. 2006년 역시를 만들 때 대외적으론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교과서 왜곡이 잇따랐다. 없는 역사도 만들어내는 그들이다. 국내적으로는 우리 근현대사 교과서 내용의 편향적 역사관을 놓고 이념 대립이 벌어졌다. 금성출판사가 펴낸 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한민국 60년의 성취가 잘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안팎으로 ‘역사 전쟁’이 심화되는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사법고시와 외무고시를 비롯한 각종 공무원 시험에서 한국사가 빠지고 있었다. 역시는 다양한 차원에서 홀대받는 한국사 교육을 보완할 일종의 국민운동으로 탄생했다.



 그런데 문제는 국사학계 내부에도 있었다. 지나치게 지엽말단적이고 굳이 외우지 않아도 되는 문제를 내는 게 문제였다. 누군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문제를 위한 문제다. 예컨대 다산 정약용의 저서가 몇 권인지에 대한 암기력 테스트가 필요할까. 실제 그런 유형의 문제가 출제된 적이 있다. 전공 지식 평가에선 우수한 점수를 받고도, 문제 같지도 않은 국사 문제를 운 나쁘게 틀려 중요한 시험에 떨어졌다면 그 심정이 어떨까.



 그래서 역시를 처음 기획할 당시, 역시가 누군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경쟁 시험이 되어선 안 된다는 원칙을 세워 놓았음을 기억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기본 지식을 공유하자는 것이 핵심 취지였다. 또 이념 편향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많고 해석이 크게 엇갈리는 문제는 내지 않는다는 기준도 세웠다. 차이를 드러내기보다는 같은 점이 훨씬 더 많음을 국사를 통해 확인해보자는 목적이었다. 역시를 국민적 축제의 하나로 재미있게 만들자는 이야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역시를 시작했던 초심(初心)을 되새겨봤으면 한다. 각각의 문항을 엄밀히 평가해, 변별력의 함정에 다시 빠지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수험생 골탕 먹이는 문제를 내선 안 된다. 이태진 국편 위원장도 말했듯이, 모처럼 보는 한국사 시험이 까다로워서 우리 역사를 멀리하고 본의 아니게 싫어하게 되면 안 될 것이고, 기본적 역사 흐름과 지식을 평가하는 정도면 좋다고 본다. ‘한국사가 이렇게도 흥미진진하구나’하는 소리가 늘었으면 좋겠다. 요즘 한국사 교과서를 개정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역시를 만들 때의 초심이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배영대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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