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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황새는 왜 가짜 알을 품고 있을까







충북 청원군 한국교원대의 한국황새복원센터 사육장에서 황새 ‘남북이’가 가짜 알을 부리로 확인하고 있다. [한국황새복원센터 제공]













1996년부터 황새 복원사업을 추진해 온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센터가 스스로 황새를 굶기고 번식을 억제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 199호로, 환경부가 멸종위기종 1급 동물로 지정한 ‘귀하신 황새’가 이처럼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은 예산 부족 탓이다.



 멸종위기종 서식지 외(外) 보전기관에 대한 환경부의 지원이 끊기면서 지난해 2억원이던 운영 예산이 올해는 절반인 1억원으로 줄었다. 이 1억원은 문화재관리청과 충북도·청원군이 지원하는 것이다. 환경부는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위해서는 매년 1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10일 황새복원센터에 따르면 올해 9쌍의 황새 가 36개의 알을 낳았으나 이 중 14개는 냉동고에서 보관되고 있다. 이들 알을 모두 부화시킬 경우 먹이를 마련할 돈이 부족해서다. 박시룡(교원대 교수) 황새복원센터장은 “어린 새끼를 품고 있는 황새에게는 살아있는 미꾸라지를 먹이고, 나머지 황새들은 냉동시켜 놓았던 전갱이를 녹여 먹이는데 일주일에 하루는 먹이를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입’을 줄이기 위해 아예 알을 낳지 못하게 하는 수법까지 동원되고 있다.



 박 교수는 “번식을 억제하기 위해 알을 꺼내면 황새가 계속 알을 낳느라 에너지를 소진하기 때문에 나무로 깎아 만든 가짜 알을 넣어준다”고 말했다. 번식기 동안 가짜 알을 품게 함으로써 더 이상 알을 낳지 않게 만든다는 것이다. 사육시설도 비좁은 편이다. 복원센터는 현재 117마리의 황새를 보호하고 있다. 1만㎡ 규모인 사육장은 50마리를 기준으로 설계된 것이어서 추가 시설이 필요한 형편이다. 문화재청과 복원센터에서는 2013년 완공을 목표로 충남 예산군 광시면에 ‘황새생태마을’을 조성할 계획이지만 아직 시간이 2년 이상 남아 있다.



 사육시설이 제때 확보되지 않으면 황새 일부를 러시아 연해주 지역으로 옮겨 방사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박 교수는 “96년 러시아에서 황새를 도입할 때 계약 내용에 개체수가 늘어나면 러시아로 보내 방사하겠다는 내용을 넣었는데, 이를 들어 러시아 측에서 방사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예산 확보는 이래저래 쉽지 않다. 환경부 최종원 자연자원과장은 “멸종위기종 서식지 외 보전기관 예산이 연간 10억원 정도인데 지난해에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예산이 대폭 늘어난 덕분에 황새복원센터에도 지원이 이뤄졌는데 올해는 다시 예산이 줄었다”며 “문화재청 지원을 받고 있어 20여 개 기관 중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임병철 사무관은 “어려움은 알고 있지만 천연기념물에는 다양한 동식물이 있어 황새만 집중적으로 지원하기는 어렵다”며 “예산을 확보해 내년에는 사육시설을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1971년 4월 충북 음성의 황새 부부 중 수컷이 밀렵으로 사살되면서 텃새로서의 황새는 자취를 감춘 상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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